신세계가 계열 빵집과 피자집을 부당 지원한 가장 큰 통로는 판매수수료율 인하였다.

판매수수료율 인하를 통해 신세계SVN과 조선호텔이 챙긴 부당이익은 62억17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세계·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판매수수료율을 최고 13% 포인트 낮게 책정하는 꼼수로 매출이 신통찮던 신세계SVN과 조선호텔을 지원해왔다.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이 지분 40%를 보유한 신세계SVN은 주로 신세계백화점·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 등에 베이커리와 피자점포 등을 입점시켜 수익을 내는 비상장회사.

유통업체에 지불하는 판매수수료를 낮춘다는 것은 유통마진을 보전해주는 효과뿐 아니라 여타 경쟁업체에 대해 그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비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골목상권 다 죽여놓고…

신세계는 지난달 정유경 부사장이 신세계SVN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이 제빵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결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진행된 신세계의 신세계SVN 부당내부거래가 골목상권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쳤다는 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베이커리사업·피자·델리부문에 대한 부당지원으로 관련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됐고, 중소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경쟁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포수는 200여개나 줄어든 반면 신세계SVN의 매출은 2010년과 비교해 54.1% 늘어났다.

특히 신세계SVN의 슈퍼프라임 피자는 출시된지 2년만인 지난해 피자업체 4위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신세계SVN의 매출이 지난 2010년 대비 514.3% 증가해 833억원을 기록할 때 동네 피자가게의 매출은 마이너스 34%나 급감했다.

◇딸·여동생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정유경 부사장의 제빵사업은 남들보다 조금 쉬웠다. 어머니가 전국적으로 탄탄하게 만들어 놓은 유통망에 입점해 빵과 피자를 팔기만하면 됐기 때문이다.

매출이 부진해도 상관이 없었다. 신세계SVN의 베이커리 매출이 마이너스 7.2% 정도로 급격히 줄자 신세계 경영지원실은 그룹차원에서 신세계SVN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당시 신세계 허인철 경영지원실장과 이마트 최병렬 대표이사는 사장단 회의에서 신세계SVN의 지원을 지시하고 재차 당부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신세계SVN의 판매수수료율을 결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신세계 그룹과 오빠의 지원으로 정유경 부사장은 배당금만 12억원을 받아갈 수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속 그룹의 전국적인 유통망에 손쉽게 입점해 판매수수료까지 특혜를 받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관행"이라며 "특수관계인 정유경 부사장을 합리적인 경영상의 고려 없이 총수 일가의 딸이라는 이유로 부당지원하는 등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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