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재난 전문가 4명이 23일 동료들이 2009년 지진을 제대로 경고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사임했다.

'국립 대재난 예측·방지위원회' 소속 4명은 법원의 선고로 자신들의 업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라퀼라 법원은 2009년 4월 발생한 지진을 제대로 경고하지 못한 과학자 6명과 정부 관리 1명 등 7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들 피고인 가운데는 엔조 보스키 전 지구물리학·화산학국립연구소 소장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지진학자와 지질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7명 모두 국립 대재난 예측·방지위원회 소속이다.

루치아노 마이아니 국립 대재난 예측·방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다른 위원 2명과 사임하면서 "업무를 평온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같은 이유로 시민보호부 고위 관리 한 명도 사임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과학이 아직 지진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며 이번 재판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과학자들이 피소 위험으로 지진 분야 업무를 기피하거나 정부 자문에 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 대상이 된 지진은 2009년 4월6일 라퀼라에서 발생했으며 당시 규모 6.3으로 308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이 부상했다. 피고인 7명에 대한 재판은 2011년 9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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