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14일 시작으로 갈수록 격화...지상 공격용 군사작전 확대하고 탱크와 병력 배치

예루살렘에 포탄이 떨어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포격전이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16일(이하 현지시각)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자극을 받은 이스라엘이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실질적인 수도로 여기는 '성지'이다. 예루살렘에 포탄이 떨어진 것은 1970년 이후 42년 만의 일이다. 예루살렘 뿐 아니라 텔아비브에도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이스라엘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제1의 중심도시로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안전했지만 하마스 공격 직후 텔아비브 당국은 "지하벙커를 개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지난 14일 시작된 이스라엘 공습은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하마스가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겨냥하면서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심장부 '예루살렘'에 포탄이 떨어진 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격하기 위해 예비군 추가 소집에 착수했다. 지난 15일 이미 3만 명의 예비군 소집을 허가한 이스라엘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이날도 7만 5천명을 더 소집하겠다는 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7일 이스라엘은 하마스 내각본부를 겨냥해 네 차례에 걸친 대규모 공습을 벌였고,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총리의 집무실도 공격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 보안시설과 경찰 본부를 비롯해 무슬림 기도실이 있는 정부 건물에 로켓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14일 하마스 군사지도자를 암살한 후 4일 동안 가자지구 600여 곳을 공격했다. 14일~15일 이틀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전투기와 탱크를 배치하고 지중해에는 군함을 동원해 공격에 나선 바 있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 공습 직후 즉각 로켓포를 쏘며 반격에 나섰고, 현재까지 550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에 발사했다.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적과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한 상태다.

양 측의 충돌로 팔레스타인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33명이 목숨을 잃고 280여 명이 다쳤으며, 이스라엘은 3명이 죽고 16명이 부상했다.

국제사회는 전쟁을 우려하며 극도로 긴장하고 있지만 아랍권과 비아랍권의 온도차는 상당히 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평화협정을 이끌어 냈던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격을 맹비난 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흘린 가자지구의 '피'는 저주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외무부는 "하마스와 무고한 시민을 공격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히며,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양 측의 폭력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주변지역이 분쟁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레바논과 이란·튀니지를 비롯한 아랍권 국가에서는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으며, 대중은 시위를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인정하며 하마스의 공격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다. 하마스는 폭력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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