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1주년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팽배하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강력한 대북제재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단기간 내에 핵실험이나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어 긴장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연료 주입하면 발사 준비완료…날씨 변수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뒤 준비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1~3단 추진체로 이뤄진 '은하-3호'를 발사대에 세우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3일부터 5일까지 불과 사흘 만에 장착을 완료했다.

7일에는 연료저장소에 연료를 주입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면 최종 기술점검만 남겨두고 됐다. 기상상황만 받쳐준다면 발사 예고일 첫날인 10일에도 발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로켓 연료 주입 작업을 마치면 현지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발사일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 분석가들은 발사 예고 첫날인 10일은 흐리고 12일은 기상 상황이 양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4월 미사일 발사 때 발사대에 3단 추진체 장착을 완료한 지 닷새 만인 13일 발사를 감행한 바 있다.

◇사거리 1만㎞…美 본토 위협

북한이 이번에 발사를 준비 중인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목표 사거리가 1만㎞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주변국들이 우려하는 대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면 사거리 1만㎞는 북한에서 미국 본토를 바로 겨냥할 수 있는 거리다.

북한 미사일에 정통한 군 전문가는 올해 4월 발사에 실패한 북한 장거리 로켓이 135초 만에 분리되면서 폭발했다는 국방부 발표를 기준으로 보면 1단 추진체의 번아웃(연소종료) 시간은 130초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점을 놓고 볼 때 북한의 로켓은 1만㎞ 이상 사거리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북한에서 미국 워싱턴까지 거리는 1만700㎞, 시카고 1만㎞, 샌프란시스코 8600㎞, 하와이 호놀룰루 7100㎞ 등이다. 사거리 1만㎞ 이상이면 미국 본토 대부분이 사정권에 든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미사일 발사 때 단분리 과정에서 공중 폭발이 일어나며 실패했지만 이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있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유도제어기술과 단분리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다단로켓 및 단분리 기술은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며 "탄두를 다시 대기권에 재진입 시키는 기술만 확보하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 후 핵실험 등 군사도발 우려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성패 여부를 떠나 단기간 내에 핵실험이나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4월 광명성 2호 발사 다음 달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보다 앞서 2006년 7월에도 대포동 2호를 발사한 후 3개월이 지나 1차 핵실험을 했었다.

올해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주변국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잔뜩 긴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발사 이후 과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경우 단시일 내 핵실험을 할 소지도 충분히 있다는 판단이다.

무력 도발도 예측된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그해 12월 남해에 반잠수정을 침투시켰고, 이듬해 6월에는 제1연평해전을 일으켰다.

2009년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같은 해 11월 대청해전에 이어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잇단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 핵탄두 문제로 불거질 것으로 보여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더불어 핵탄두를 장착 가능성까지 상정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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