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손명수
일년 농사를 시작한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훌쩍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올해 농업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무엇일까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매월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하는 ‘인터레벵(Interrobang-감탄과 의문을 동시에 나타내는 비 표준 문장부호)’에 의하면 올해를 대표하는 단어를 ‘만남’이라고 정의했다.
또, 만남의 가지에 열매 맺게 할 수 있는 요인들은 교역 여건, 힐링(Healing-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소비문화, 공유경제, 나눔문화, 지자체의 비상(飛翔), 잠재 위협 등의 7가지로 정의했다.
정의를 하게 된 배경에는 교역 여건의 변화로 수입 농축산물의 거센 공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수출에 있어서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게 될 전망이다.
힐링과 만나면서 농촌의 가치가 더 부각되고, 이로 인해 농촌에서는 다양한 힐링 비즈니스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일상을 치유하는 농촌관광, 도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농산촌유학, 미식 여행 및 캠핑과 연계되는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알뜰한 소비내지는 현명한 소비와 만난 우리 농업은 소비자의 요구와 소통하는 농업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전통의 품앗이, 아나바다(아끼고, 나누고, 바꾸고, 다시 사용한다는 함축어) 운동이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농촌에 접목되어, 농촌의 유휴자원을 이용면, 농촌의 빈집과 나홀로 귀농, 유휴지와 귀농, 농기계 임대사업과 농업인, 도시민과 공동체지원농업(CSA)의 만남이 본격화 될 것이다.
나눔 문화의 확산과 만난 농업은 도시민의 재능기부로 활기를 되찾고, 마을이 융성해지는 한 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역량이 높아진 지자체의 비상은 지역축제, 특산물의 발굴, 로컬 또는 슬로우 푸드 사업을 벌여 지역개발 효과를 높여갈 것이다.
언제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피하기는 어려운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농작물이나 가축에게 전염병 등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생산의 위협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7가지의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가운데 FTA 협상이 확대되면서 제주농업도 많은 득과 실이 예상되고 있다.
작금의 현실에 모두들 어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어렵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과거 UR협상 이후 대한민국의 키위시장이 완전 개방화되어 세계시장에 내 놓았을 때 키위농사는 끝났다고 모두가 두려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농업기술원은 키위를 감귤 다음의 제2의 과수로 육성하고 있다.
그동안 농업전문기관과 농업인이 힘을 모아 제주다운 새로운 키위 품종을 개발하고, 세계에 있는 우수 품종을 도입해 와 도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키위가 자멸의 위기에서 자립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9개월 동안 아니, 지속적으로 제주다운 새 품종, 안정성 있는 고품질 농산물,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제주농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올려 나가기 위한 아름다운『 만남』이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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