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일 오전 1시)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개회식이 벌어진 도하의 칼리파 스타디움.

비가 오는 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날씨가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5만명의 관중들과 취재진, 대회 관계자들은 추위도 잊은 채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엄청난 돈을 들인 만큼 멋진 개회식이었다. 중동과 아시아의 전통 문화, 첨단 과학과 건축, 조명 기술이 모두 함께 하는 장엄하고 흥미로운 무대였다.

칼리프 주경기장 미디어석의 각국 보도진은 '시 오브 라이프'(Sea of life), '원더 오브 아시아'(Wonder of Asia)에 대해 '굿'을 연달아 외치며 박수 갈채를 보냈다.

중국 신화 통신의 진화 기자는 "환상적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은 본 적이 없다"며 주경기장 곳곳으로 한 손에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러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관중석을 꽉 메운 카타르인들도 이제까지 대단위의 국제행사를 치른 적이 없는 탓인지 개회식 공연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들의 눈에는 모국에 대한 뿌듯함만이 가득차 있었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칼리파 스타디움의 각 좌석 아래 에는 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가 준비한 보물함 모양의 상자가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디어석도 마찬가지로 비치돼 있었다. 상자 안에는 카타르 국기와 북, 접어서 날릴 수 있는 고무 비둘기, 발광다이오드(LED)가 붙어 있는 손목 밴드, 작은 형광봉이 들어 있었다. 개회식 행사에 맞춰서 작동(?)해 달라는 DAGOC의 간절한 부탁이 든 쪽지와 함께.

○...카타르 인구는 총 80여만명. 5만명의 카타르인들이 개회식에 참석한다고 보면 카타르 전체 인구의 약 6.2%가 모이는 셈이었다. 만원 관중으로 미뤄볼 때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 카타르인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기도.

○...개회식이 열리기 전인 현지 시간 오후 5시가 되자 칼리파 스타디움에는 양탄자를 깔고 기도를 하는 사람들로 경기장이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4시30분부터 하루 5차례 기도하는 이슬람 교칙으로 기도는 꼭 해야 하는 것.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공연자와 사회자, 취재진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전 개회식을 진행하던 사회자가 비가 와 미끄러워진 탓에 무대로 오르던 중 넘어지기도 했다. 넘어져서 움직이지 못하던 사회자는 관중들의 박수에 다시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개회식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취재진들도 카메라에 방수포를 덮은 채 비를 맞으며 무거운 장비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녀야 했다.

○...개회식 공연에서 아시아 각 국을 소개하는 코너 때 기모노 의상을 입은 출연자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해서 나와 어리둥절하게 했다. 한국과 일본, 극동 아시아 두 국가를 소개함에 있어서도 일본이 기원전 660년 전에 첫 왕조가 들어섰다는 설명 외에는 한국 역사에 대한 설명은 일체 나오지 않았다. 국가별 공연 퍼레이드에서도 중국과 일본, 태국으로 이어졌을 뿐 한국은 마지막까지 표현되지 않았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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