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이중 인격자
[180]이중 인격자
  • 현임종
  • 승인 2013.05.16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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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내가 중소기업은행 제주지점 차장에서부터 지점장으로 승진하는 기간에 한국은행 제주지점장을 지낵 K씨는 지점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전임자가 입주하고 있던 지점장 임차사택이 마음에 든다고 토박아인 나에게 사택을 구해 달라고 부탁하여 여러 곳을 소개했는데 이것 저것 타박이 심한 것으로 보아 성격이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내가 지점장으로 승진하고 금융단 모임에 참석하고 보니 시내 은행 지점장들이 K씨를 싫어하는 눈치였지만 나는 그런대로 가까이 지냈다.

한은 부총재였던 B씨가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본점 출장 기회에 은행장께 인사드리려고 행장실에 들어갔더니 응접실에 K씨가 대기하고 있었다.

K씨는 나를 보더니 “내가 먼저 왔지만, 당신이 먼저 들어가 내가 제주에 가서 고생하고 있으니 본점으로 빨리 끌어들이라고 말씀 좀 해 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어서 그러마 하고 은행장실로 들어갔다. 은행장에게 인사드리고 제주지점 현황을 간단히 말씀드린 다음 “들어오다가 한은 제주지점장을 대기실에서 만났는데 그 분이 절해고도에 가서 고생이 많은 모양입니다.

빠른 시일내에 본점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하고 부탁을 드렸다.

내 부탁이 호력을 발휘한 것은 아니겠지만 K씨는 얼마 없어 은행감독원 3국장으로 영전해 갔다.

은행감독원 3국은 중소기업은행을 담다아하고 있어 나로서는 잘 아는 분이 국장으로 가게 되었으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K씨가 3국장으로 부임한 지 10여일만에 우리 지점에 은행감독원 사무감사반이 들이닥쳤다. 감시차 내려온 분들이 다른 때와 달리 너무 엄격하여 좀처럼 접근할 수가 없었다.

마치 큰 사고라도 있어 착수한 감사인 듯 사사건건 물고 늘어져 냉규가 흘렸다. 나로서는 도저히 해할 수 없었지만 감사를 받는 입장이어서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감사착수 3일만에 감사반원 한 명이 내 어깨를 툭치며 따라 나오라는 눈짓을 하기에 그를따라 다방으로 갔다. 커리 한 잔씩 시켜 놓고 하는 말이 “우리 국장 제주에 있을 때 당신과 어떤 사이였습니까?” “아주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우리 국장은 당신을 굉장히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사무감사 가거든 뿌리를 뽑고 오라고 하던데요.”

정말 어이없는 말을 들어 나는 말문이 막혀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데 그 분은 “감사 착수할 때는 큰 사건이 있는 줄 알고 3일 동안 샅샅이 뒤져 보아도 별 일이 없는데 우리 국장이 당신과 사감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내일 우리 국장이 감사 돌겨차 내려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K씨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어 말을 꺼냈다.

“국장님의 의도는 당신들이 적발한 문제를 선심쓰는 체하여 자기과시하려는 것 같습니다.”“당신 생각이 우리들 생가과 똑 같구만요. 정말 그리 생각 들지요?” 사무실로 돌아온 그는 감사반원들과 나를 합석시킨 가운데 “국장의 장단에 우리가 놀아나는 것이 분명합니다.

자기가 있던 곳이니 잘 봐 주라는 것이 순리인데 엄히 다루라는 말이 도리에 맞는 말입니까? 우리는 나쁜 놈 되고 자기는 인심 쓰겠다는 것밖에 더 됩니까? 그리고 제주 떠난 지 10일밖에 안 되었는데 국장이 뭐하러 제주에 오는 겁니까? 그 저의가 뻔하지 않습니까?“ 하고 흥분해 말했다.

감사반장은 “이거 창피한 일이니 소문내지 말고 내일 국장님 오시거든 잘 모셔 주시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날 K국장은 목에 힘을 주며 제주에 내려왔고 나는 시내 지점장들에게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했다.

“엊그제 송별자리를 했는데 입만 떨어지는 그 작자와 무슨 또 저녁이오. 당신이나 같이 하시오.” 하며 모두 거절해 나 혼자 피곤한 자리를 지키노라 고생했다.

정말 전형적인 이중인격자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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