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친구가 맥주 사겠다. 하기에 서너명의 친구들이 맥주홀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었다.

칸막이가 되어 있어 옆자리에 누가 와 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화장실에 다녀오던 K교수가 나를 보더니 반갑다며 서슴없이 우리 자리로 들어와 앉았다.

나는K교수를 우리 일행에게 인사시키고 맥주잔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K교수는 이미 술을 많이 마신 듯 말이 많아져 우리끼리 나누던 화제는 중단되고 말았다.

여기에다 한 술 더 떠서 옆자리의 자기 일행들을 불러 우리와 합석시키고 인사소개시키는 것이 아닌가. 그들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 어색해 하는데도 “내가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야. 앉어! 여기, 맥주 더 갖고 오시오.” 하는 것이었다.

나는 K교수가 오랜만에 나를 만나니 반가워서 우리 술값까지 내려는 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한참동안 혼자 떠들던 K교수는 다시 화장실로 가더니만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종업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화장실에 다녀오더니만 그냥 나가더라는 것이다.

우리 자리는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지고 “어디 저런 사람이 있어? 데리고 온 사람이라도 데리고 가야지.” 하며 친구들이 투덜거리는 것이다.

합석했던 K교수 동료들도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 했다. 친구가 사겠다고 한 술자리지만 내 친구 K교수 때문에 분위기도 상해 버렸고 술값도 많아져 내가 슬그머니 치르고 나서 “술 마시는 매너도 인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지요?” 하고 K교수 동료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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