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상상의 동물인 용을 본 사람도 없거니와 더구나 용의 발가락이 몇 개나 되는지를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언제인가 일본 잡지를 읽다가 발견한 사실인데 중국황제의 명에 따라 용을 그릴 때에는 그 발가락 수가 중국에서는 다섯 개, 조선에서는 네 개, 일본에서는 세 개로 정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옛날에는 이를 어기면 중국으로부터 엄중한 문책을 받았다고 한다.

나라에 따라 용의 발가락 수가 달라야 하는 것은 중국은 황제의 나라이기 때문에 닷 개이지만 조선이나 일본은 황제의 나라와 동격이 될 수 없다고 차별하여 네 개와 세 개로 정해 준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나를 일본보다 앞세워 다소 배려한 듯하지만, 생각할수록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일본인인 필자도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일본은 지금까지도 용을 그릴 때 세 개의 발가락을 그리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과감히 다섯 개를 그리고 있으니 일본 국민은 자본심도 없느냐고 분개하고 있었다.

일본 필자의 지적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어디에다 용의 발가락을 다섯 개로 그리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데 그는 『한국의 만원짜리 지폐 앞면에 그려진 용의 발가락을 보라. 분명히 다섯 개를 그리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는데 일본은 아직까지도 중국을 두려워 하여 세 개만 그리고 있는가.』하면서 분개하고 있었다.

은행 업무로 평생을 보낸 나였지만 만원권 지폐에 용이 그려져 있는지, 발가락이 몇 개인지 관심없이 지내다가 그 글을 읽고 나서 지폐를 꺼내어 자세히 살펴 보니 사실이었다.

모든 사물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붙여야 되겠구나 하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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