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내가 어렸을 때 들고양이 때문에 애지중지 기르던 닭을 잃어 버려 분통을 터트리곤 했다.

한밤중에 닭의 비명소르를 듣고 아버지가 뛰어 나갔지만 이미 들고양이가 물고 간 뒤여서 어찌할 수 없이 닭을 잃어 비리고 서운해 하곤 했다.

쥐가 번성하면서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을 놓게 되자 쥐약 먹은 쥐를 잡아 먹고 들고양이들도 사라지고 말았다.

한편 쥐를 퇴치하기 위해 집집마다 잡고양이 기르는 봄이 일어 나기 시작했는데 고양이는 식용동물이 아니어서 집에서 오래도록 키우기에는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집고양이를 키우던 사람들이 애지중지 기르던 고양이를 죽여 버릴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상자속에 며칠 간의 먹을 양식을 넣고 들에 갖다 버리기 시작해 집고양이가 들고양이로 변신하게 되었고 이제는 들쥐도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들고양이가 번식하고 말았다.

도심에 버려진 고양이는 쓰레기를 뒤지며 먹고 살지만 야산에 버려진 고양이는 살아 남기 위해 야산을 헤매다가 발견한 먹이가 꿩 알이다.

다른 날짐승들은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지만 꿩만은 숲 속에 둥지틀고 알을 낳는다. 꿩 알에 맛들인 고양이는 꿩 둥지를 뒤지고 다니며 알을 주워 먹기 시작했다.

꿩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에 꿩이 줄어 들게 된 이유가 바로 야생화된 집고양이 때문이다. 고양이 때문에 쥐도 사라졌지만 꿩이 수난시대가 오고 만 셈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