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을 서귀포로 모시고 가서 활어횟집에 들어갔다.

태풍으로 고깃배들이 출어하지 못해서 횢십에는 활어가 품절된 상태였다.

한쪽 눈이 상해서 하얗게 된 돌돔 한 마리밖에 없어 그거라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회 안주에 소주까지 곁들여 기분좋게 점심을 먹고 나와 손님은 마당에 나가셨고 나는 계산대에 섰다.

계산을 하면서 수조를 들여다 보니 우리가 주문했던 그 고기가 여전히 헤엄치고 있지 않은가, 주인보고 “우리가 잡아먹은 고기가 헤엄쳐 다니고 있으니 어찌된 일이요?” 하고 눈을 흘겼다. 주인은 “이 고기는 주문하신 그 고기가 아닙니다.” 하고 우기는 것이었다. “아니, 우리가 주문할 적에 분명히 이 고기 한 마리밖에 없다고 했고, 또 한쪽 눈이 상해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것밖에 없다니까 할 수 없이 주문했는데 무슨 소리요?” 하고 소리쳤다.

“이래 가지고 제주관광 망치는 행위를 하고 있지 않느냐 말이야.” 야단치고 점심값도 계산을 다시 하자고 말했다.

활어 회와 이미 죽은 고기회는 엄청난 가격 차이가 있는데 죽은 고기 먹여 놓고서 활어값 받으려는 얌체행위였다.

주인은 마지못해 활어값으로 계산했던 것을 이미 죽은 고기 회값으로 재계산하고 거스름돈을 내주었지만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았다.

손님 기분 상한 것은 염두에도 없고......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