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인한 고사목 확산의 급속화, 각종 ‘책임론’ 등장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 고사목이 확산되며 도가 시름을 앓고 있다.

제주도는 2004년을 제주시 오라동을 시작으로 처음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했다.

이에 도는 적극 방제에 나서 2011년까지 안정세를 보여왔으나, 지난 2012년 3차례의 태풍 내습과 금년도 가뭄 등으로 인해 재선충병 밀도가 높아지고 고사목이 급격히 발생. 18개의 읍.면.동으로 발생지역이 확산됐다.

# 소나무 재선충?
소나무 재선충은 소나무, 잣나무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먹는 선충으로 솔수염하늘소와 공생 관계에 있어,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나무에 옮는다.

현재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될 경우 마땅한 해결책내지 천적이 발견되지 않아 감염된 소나무는 모두 벌목한 후 훈중처리하거나 파쇄기를 통해 직경 2.5cm 미만으로 조각내는 방법으로 방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재선충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기까지 잠복기간이 존재함으로 지속적인 고사목 증가에 ‘보태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벌목한 지역의 나무뿌리에도 재선충이 남아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처리도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

# 현재까지 추산되는 제주의 피해상황
현재 제주는 지난 9월 기준 7만8483본의 소나무가 고사했으며, 이는 제주지역 전체 60.9%에 이른다.

초기 2만5000본에 그쳤던 고사목은 5만본에 이어 7만5000본, 10만본, 현재 17만본까지 이르렀다.

만약 이대로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인한 고사목이 증가할 경우 내년 4월까지 총 22만본의 소나무가 고사될 것으로 예측돼 그 사태는 가히 재앙 수준이다.

 

# “도민의 손길이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9월2일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방제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발표했으나, 계속되는 방제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고사목에 양손을 들었다.

이에 우근민 지사는 9월24일 대도민 호소를 통해 “현재 인력과 재원만으로는 급속하게 진행 중인 고사목의 확산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 도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김상오 제주시장은 지난 10월14일 간부회의를 갖고 ‘지역책임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역책임제’는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침으로 범도민적 참여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인 것.

실제 지자체뿐만 아니라 행정시를 비롯한 읍.면.동과 정치인, 기업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와 도민까지 방제 작업에 나서며 하루 평균 800여명의 인원이 고사목 제거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고사목 제거의 경우 나무를 벌목하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체력소모가 동반되며 위험성이 커 크고 작은 부상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어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 ‘고사목 때문에...’ 끊이지 않는 공방전
고사목 제거는 우화기(성충이 되는 시기)인 4월 이전에 완전히 이뤄져야 방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림청뿐만 아니라 도 자체 내에서 방제 메뉴얼에 따라 이행하지 않은 결과 현재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도 당국이 가장 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구범 전 지사는 우 현 지사에 “4월까지 고사목 제거지침을 어기고 안이하게 대처한 것에 대한 대도민 사과 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 제주도당도 “공무원들에게 ‘직을 걸라’고 주문하기 전에 자신의 직을 먼저 걸겠다는 각오를 보이라”고 강력 선고하며 “도 당국의 무관심과 안일함이 키운 ‘인재’”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설’을 들며 “차기 재선을 위한 정치행보에 골몰하는 모습에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도민 앞에서 겸허한 사과에 먼저 나설 것”을 요구했다.

도의회 또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행정시장직선제에 행정력을 쏟아 부은 결과”라 질타했다.

 

실제 뉴스제주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소나무 재선충 및 고사목 확산,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설문조사 결과 총 응답자 437명 중 236명이 ‘행정시의 방관적 태도’를 꼽아 전체 54%를 차지했다.

이어 ‘자연적인 현상’이 102명으로 23%, ‘도민의 낮은 관심’이 96명으로 22%를 차지해 동등한 비율을 보였다. 잘 모르겠다는 반응은 3명으로 1%였다.

도는 “행정시장직선제는 T/F팀을 구성, 행정력 낭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으나, 안이한 대처를 했다는 지적에는 함구하며 계속적인 대처에 나가고 있다.

현재 도 당국은 고사목과 관련 모든 전수조사를 끝마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름 및 마을상징 노거수 분포지역에 예방용 나무주사를 실시, 확산방지를 위한 항공방제와 지상방제를 병행 집중 실시, 지원인력 확보 등 내년 4월까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완전 방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고사목 방제작업 후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숲의 기능별 관리계획과 산림자원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공터가 된 곳에 구성할 ‘대체목’ 마련에도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고사목 증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도가 자신하는 ‘완전 방제’가 실질적으로 가능한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따라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며 비판을 일삼는 소인배적 행위를 접어두고 도 전체가 합심해 ‘긴급재난상황’에서 탈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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