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시스】'피겨여왕' 김연아(24)가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2연패에 도전한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를 연기하는 김연아의 모습. (사진 = 뉴시스 DB) 2014-01-05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살아있는 피겨 전설로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피겨계가 모두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달성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소치를 빛낼 스타' 김연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김연아는 2월20일(한국시간)부터 이틀 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빛 연기를 펼친다.

김연아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또 한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032·1936)와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여자싱글 2연패를 성공한 선수로 남는다.

그는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쇼트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와 프리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골랐다.

기존의 강렬한 이미지의 쇼트 곡과 서정적인 프리 곡에서 벗어나 쇼트는 감미로운 느낌의 곡으로, 프리는 강렬한 분위기의 탱고를 택했다.

2013~2014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새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었던 김연아는 지난해 9월 갑작스런 오른발 중족골 부상이라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강도 높은 훈련 과정에서 오른발에 일종의 피로골절을 입은 것이었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여겼던 그랑프리 시리즈를 불가피하게 건너 뛰며 재활에 매달린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 첫 국제대회로 지난달 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택했다. 부상 회복 후 첫 대회 때문인지 쇼트와 프리에서 점프 실수를 보였지만 합계 204.49점으로 가볍게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2연패를 향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김연아는 5일 끝난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2014' 겸 '제68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에서 쇼트 80.60점, 프리 147.26점을 기록해 합계 227.86점으로 우승하며 올림픽 최종 리허설 무대를 잘 마무리했다.

피겨 불모지 한국에서 김연아가 가는 길은 언제나 세계 여자 피겨의 새 역사가 됐다.

4년 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올림픽 피겨 사상 첫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한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세계선수권·올림픽 등, 피겨 메이저 3대 이벤트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서울=뉴시스】그래픽 윤정아 기자 =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다음달 8일(한국시간)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가 역대 3번째로 여자싱글 2연패를 달성할지 주목되고 있다. yoonja@newsis.com 2014-01-06

앞서 피겨 그랜드슬램 달성은 1998나가노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타라 리핀스키 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연아의 업적이 갖는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2009년 3월 세계선수권에서 207.71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새로운 채점제 도입 이후 첫 200점대 돌파 우승자가 됐다. 1년 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앞으로도 깨기 힘든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살에 피겨를 시작해 13년 만인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던 김연아는 피겨 선수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차지한 뒤 목표를 잃고 방황했다.

1년 여간의 세월을 허비한 김연아는 지난 2012년 여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라는 새로운 꿈을 찾고 다시 은반 위에 서기로 결심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2012년 12월 독일 NRW트로피를 복귀 무대로 삼은 김연아는 201.61점으로 가볍게 우승했고 이어진 2013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218.31점)로 정상에 섰다. 이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204.49점)까지 세 번의 대회에서 모두 200점대를 넘기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 한 차례 국제대회 출전만으로 부족했던 김연아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완벽한 연기로 실전 경험을 쌓으며 올림픽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마쳤다.

2013~2014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아사다 마오(24·일본)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며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김연아가 컨디션만 제대로 끌어올린다면 무난히 우승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그동안 자신이 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이뤄왔던 김연아가 피겨 인생의 마지막이 될 소치동계올림픽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연아 국제대회 주요 성적

▲2005~2006시즌 ISU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우승(174.12점) ▲2006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 우승(177.54점) ▲2006~2007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184.20점) ▲2007 세계 피겨선수권 3위(186.14점) ▲2007~2008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196.83점) ▲2008 세계 피겨선수권 3위(183.23점) ▲2008~2009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 2위(186.35점) ▲2009~2010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2009세계피겨선수권 우승(207.71점) ▲2009 4대륙선수권 우승(189.07점)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228.56점) ▲2010세계피겨선수권 2위(190.79점) ▲2011세계피겨선수권 2위(194.50점) ▲2013세계피겨선수권 우승(218.3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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