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되어 있는 주당(酒黨)을 보면 가끔 한심스러워 보이는 이들이 있다. 어느 정도의 취중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선 행동은 ‘공공의 적’으로 간주 될 수 있다.

지난 1월 4일 오후 5시경 서귀포시 모 주택가에서 50대 남성이 주취폭력을 휘둘리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체포된 이는 현 모(57)씨로 혐의는 ‘업무방해’다.

현 씨는 술에 만취한 상태로 주택가에서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한편, 이를 만류하던 주민을 주먹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1월 19일 오후 6시 30분경에 일반음식점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로 옆 테이블의 손님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영업점에서 1시간 동안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또 다른 50대 남성은 술에 만취되어 시민들에게 ‘묻지마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4일 새벽 1시 30분경 제주시 일도이동 모 편의점에서 자신에게 술을 판매하지 않는데 불만을 품어 진열상품 등을 파손시켰고,

이것도 모자라 도로 위에 교통신호 대기를 받고 있는 차량에다가 길가에 놓여져 있는 간의 의자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묻지마 폭력’을 행사한 자를 연행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자가 공무집행방해 등 전과 13범으로 확인됐고, 특히 과거 절도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되어 곧바로 구속조치 됐다.

▲ 뉴스제주 D/B
# 술 마실 때는 ‘신사’, ‘먹고 나선 주사(酒邪)’

지난 2월 1일 새벽 12시경 제주시의 대표 ‘음주 거리’인 시청 앞 먹자골목은 20대 중·초반 젊은이들이 길거리에서 몸을 추스르지 못한 채 비틀 거리고 있다. 게다가 어떤 이들은 도로가에서 세워진 전봇대에 거침없는 토사물을 쏟아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친구들끼리 연신 말다툼을 벌이며 서로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이와 관련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로 술에 만취된 상태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연신 손짓을 헤댔다.

그러나 택시 운전자들은 남성의 몸짓을 보고 “술에 만취됐구나…”라는 것을 인식해서 그런지 10여 분간 남성의 앞에는 차량이 세워지질 않았다.

이에 남성은 도로 한복판에까지 나가 도로 위를 내달리고 있는 차량을 일일이 막아서려 했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 대부분은 남성을 피하며 주행했고, 일부 차량은 잠시 비상등을 키고 정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인근을 지나던 경찰이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비틀거리는 남성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하며 안전한 장소로 데려왔고, 이후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 남성을 태워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한편, 20대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은 차주(車主)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유는 여성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길가에 세워진 차량 앞범퍼에 토사물을 내뱉었던 것이다.

결국 차주는 커플에게 책임을 요구하며 호통을 쳤고, 남자친구는 연신 차주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데 진땀을 뺏다.

# 걸핏하면 필름 끊기는 김 대리 '뇌 손상' 올 수도

직장인 A(29)씨.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 혼이 났다. 집안 가구와 가전제품 등을 모두 집어 던졌던 것. 그래서 어머니는 “너 그따위로 술 먹고 다닐꺼면 차라리 집밖에 나가지도 말고 집에만 있어!”라고 쏘아붙인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술(酒)’ 때문이다.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 전날 밤 직장에서 회식자리에서 과음을 하게 되면서 이런 짓을 벌였던 것이다.

한편, 또 다른 직장인 B(35)씨는 지난 2일 제주시 모 병원 응급실에서 아침을 맞았다. 머리는 지끈지끈 거리며 아파오고, 팔과 허리는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옷에는 핏자국도 묻혀 있었다.

이는 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심하게 다툼을 벌이다 머리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 실려 왔던 것이다. 그러나 B씨는 이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A씨와 B씨의 증상을 보면 알코올 섭취로 인해 기억이 단기 상실되는 현상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블랙아웃(black-out)’이라 부른다.

블랙아웃의 경험은 이것만이 아니다. 실제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4일 새벽 3시 45분경 제주시 해태 동산에서 공항방면 인근 도로에서 20대 남성이 경차에 깔려 숨졌다.

앞서 같은 해 6월 30일 새벽 제주시 도두동 도로에서 20대 남성이 차량에 깔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사고자는 이날 새벽 4시 27분경 제주시 도두동 모 가스충전소에서 나오던 택시가 도로에 누워있는 남성을 발견하지 못해 그 위를 지나간 사고였다.

▲ 뉴스제주 D/B
# ‘선진한국은 없다 오직 음주한국일 뿐’

2012년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 성인 음주 현황’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결과 19세 이상 성인 625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성인의 77.7%는 최근 1년 동안 음주 경험이 있었다. 또한 59.3%는 월 1회 이상 음주했고, 89.2%가 평생 음주 경험이 있었다.

최근 1년 동안 1잔 이상 음주한 분율(연간음주율)은 남자(87.7%)가 여자(67.8%)보다 높았으며,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분율(월간음주율)도 남자(77.7%)가 여자(41.3%)보다 높았다.

남녀 모두 20대의 연간음주율이 가장 높았고(남자 96.7%, 여자 81.0%), 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했다. 월간음주율은 남자 30대(84.9%), 여자 20대(52.1%)에서 가장 높았으며 연간음주율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하는 양상이었다.

연간음주율(표준화)은 지난 2005년(남자 86.4%, 여자 70.9%)과 비교해 남녀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월간음주율(표준화)은 2005년(남자 72.6%, 여자 36.9%)에 비해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증가 폭이 더 컸다.

음주로 인한 건강 영향 및 사회적 문제는 음주 여부보다는 음주의 빈도와 음주량과 연관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주량을 중심으로 1일 남자 60g, 여자 40g을 초과한 순수 알코올 섭취를 고위험수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이러한 기준에 따른 고위험음주와 폭음 지표를 산출하고 있고 연간음주자 중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는 7잔, 여자는 5잔 이상이면서 음주 빈도가 주 2회 이상인 경우를 고위험음주로,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 여자는 5잔 이상 음주하는 것을 폭음으로 정의하고 있다.

연간음주자 중 17.6%는 고위험 음주자였으며, 71.4%는 최근 1년 동안 폭음 경험이 있었다. 남자의 고위험음주율(25.5%)은 여자(7.6%)보다 3배 이상 높았고, 연 1회 이상 폭음 경험도 남자(83.6%)에서 여자(55.9%)보다 많았다.

연간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표준화)은 남자는 30-50대, 여자는 20-40대에서 높았다. 남녀 모두 소득수준이 높은 집단보다 낮은 집단에서 높았으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그 차이가 컸다.

남자는 2008년(28.4%)을 제외하고는 2005년 23.2%에서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여자는 2005년 4.6%에서 소폭이지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간음주자의 폭음빈도를 살펴보면 남자 65.5%, 여자 29.4%가 월1회 이상 폭음하였으며, 남자 12.5%, 여자 2.5%가 거의 매일 폭음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성인 음주자들은 폭음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폭음은 곧 ‘블랙아웃’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어주는 꼴이다.

각종영화나 TV에서 보면 자살기도자들이 술을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하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 이는 알코올 성분을 통해 자신을 ‘블랙아웃’상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