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이변은 없었다. 국내개봉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모은 '겨울왕국'(Frozen·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이 할리우드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겨울왕국'은 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프랑스의 '어니스트 셀레스틴', 할리우드의 '슈퍼배드2', 일본의 '바람이 분다' 등을 제치고 장편 애니메이션작품상을 가져갔다. 주제가상(Let It Go)도 함께 챙겼다.

앞서 제71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제41회 애니상 5관왕(최우수작품상·감독상·음악상·미술상·목소리 연기상), 제67회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상까지 안으며 올해 애니메이션 관련 부문은 모두 따냈다.

'겨울왕국'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53번째 작품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한다. 눈과 얼음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언니 '엘사'가 사라지면서 왕국이 얼어버리게 되자 적극적이고 활발한 동생 '안나'가 자신의 왕국을 구하고자 언니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렸다.

'주먹왕 랄프'의 시나리오 작가 중 한 명인 제니퍼 리가 크리스 벅과 함께 공동 감독으로 참여했다. 제니퍼 리는 디즈니가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에 참여한 최초의 여성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겨울왕국'은 지난해 11월19일 미국 엘 캐피턴 극장에서 처음 개봉했으며 11월27일 미국 전역 극장에서 동시 개봉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거둔 흥행 수입이 10억23만 달러를 넘어서며 10억6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픽사의 '토이스토리3'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흥행수익을 기록 중이다. 그중 한국에서만 7200만 달러를 쓸어갔다.


이 같은 흥행성공에는 '겨울왕국' OST '렛 잇 고'(Let It Go)가 한몫했다. 로버트 로페스가 작곡,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스가 작사했다. '엘사'의 목소리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이 불렀다. 로페스 부부는 "브로드웨이의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이자 뮤지컬계의 아이콘"이라며 멘젤을 위해 작곡했다. 이후 데미 로바토가 부른 버전도 추가로 공개됐다.

한국의 경우 영화에서는 뮤지컬배우 박혜나, 엔딩에는 그룹 '씨스타' 효린이 부른 노래가 삽입됐다. '두 유 원트 투 빌드 어 스노맨'(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포 더 퍼스트 타임 인 포에버'(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등 안나의 테마들도 OST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선전했다.

한편, 디즈니가 휩쓸 줄 알았던 아카데미 애니메이션상은 단편애니메이션 '말을 잡아라'(Get a Horse!·감독 로런 맥멀랜)의 수상 실패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앞서 수상한 제67회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에 만족해야 했다.

<사진> 이디나 멘젤(43) '렛잇고'를 부른 가수 겸 배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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