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 시인, "시에는 살림의 크고 작은 사상이..."

제1회 영주신춘문예에 응모,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던 이성이씨가 2008년 10월 새로운 시집을 선보였다.


신간 시집 "갈비뼈가 부러진 포옹'을 통해 이성이씨는 48개의 주옥같은 시를 독자들에게 선사했다.


 


신간 시집 "갈비뼈가 부러진 포옹" 첫머리에 수록된 시인의 말


 


사회 첫발을 디딘 곳은


걸음걸이도 조심스러웠던 서향(書香) 가득한 도서관


하지만 그 냄새를 기억하며 내가 한일은


두 아이를 기르는 살림-


30년 가까운 시간이


내 몸을 흘러갔다


그 사이 작은 깨침이 있었다면


생활이야말로 살림의 지혜가 살아 숨쉬는


거대한 도서관 같은 곳이라는 사실이다


내 살림은 거기에 꽂힌


한 권의 시집이다


-시에는 살림의 크고 작은 사상이 꿈틀거려야 한다  


2008. 가을에


 


"갈비뼈가 부러진 포옹"


아파서


오랜만에 복지관 갔단다


보통때는 참 점잖던 김 씨 할아버지가 반갑다고


냅다 안았다


여러 사람 보는데


겁도 없이 꽈악 안았는데


박수소리도 좋았는데


늙은 얼굴


볼고족족해지려는데


우두둑-


그리고 꼼짝 못하고 서 있었다


갈비뼈가 두 개 나간 것인데


하루 지나 병문안 온 할마시들


배상을 청하라고


씨부렁씨부렁하는데


할머니 왈


- 내 좋다꼬 안은 것인데 어찌 그랍니까


좋아서 그랬다 안카노


버럭 화까지 냈다고 하는데


 


한편 이성이씨의 본사주최 신춘문예 당선작 시 "어떤 사랑에 대해"는 2008년도 전국 언론사의 신춘문예 당선작 가운데 최고 작품인 '전국 신춘문예 당선작의 왕중왕 시'로 선정된 바 있다.


 


<고병택 기자/저작권자 ⓒ뉴스제주무단전재/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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