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제9대 도의회를 돌아보다]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박규헌 의원

 
‘약속’은 그에게 금(金)과도 같았다.

정치권에서 약속이란 감언이설(甘言利說)과 어불성설(語不成說)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깊은 덕목을 평소 소신으로 여겨 그것을 꼭 지켜왔다.

이러한 박규헌 의원의 올곧은 소신이야 말로 그가 ‘애월의 신사’로 통하는 이유를 알게 한다.

그의 의정활동에서는 농업과 농촌, 농업인이 항상 우위였다. 박 의원이 발의한 총 15건의 안건 모두 동지역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읍.면지역과 농업분야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담겨있다.

1차 산업을 위한 대변인을 자처했던 박 의원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아쉽게도 의원직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스제주는 박규헌 의원을 만나 지난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날 대담은 뉴스제주 남우엽 대표가 진행했다.

▲ (좌)박규헌 의원과 (우)뉴스제주 남우엽 대표

■ 제9대 도의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간 의정활동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4․3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생활보조비를 지원토록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85세 이상으로 규정한 대상연령을 80세로 낮추면서 수급인원이 대폭 늘어나고, 정말 힘들게 생활하고 계신 우리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작지만 따듯한 마음을 드린 것 같아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억으로는 9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는 지난여름, 밭에 물을 대기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우리 농민들의 거친 손을 잡았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비상사태라는 인식으로 최선을 다했던 공무원들에게도 고생했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 막바지에 접어들며 아쉬운 점 또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웠던 순간 혹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어도의 날 지정․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제정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우리 제주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의 낙원으로 깊이 인식된 곳으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상징하는 주요지역이 되었습니다. 지난 12월에 다시 한 번 준비했었음에도 본회의에 상정이 보류된 것은 아쉬움을 더 했습니다.
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 애월 지역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5분발언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대책마련을 주문했음에도 도정의 안일한 자세가 피해를 키운 것은 사실입니다. 애월 지역이 항공방제 금지구역으로 신속한 방제에 한계를 보인 것도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 도민의 손과 발을 대신하는 대의기관의 의원으로서 어려웠던 점도 많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1차 산업 중 특히 축산분야의 경우, 양날의 칼처럼 농가의 소득과 환경문제가 충돌하는 것처럼, 도민들 간의 이해관계에 의한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현안사항에 대해 도민의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는 경우 이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도의원으로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항인 월동채소 과잉생산 문제로 이의 해결을 위해 밭작물 기금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집행부에도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시켜 대안마련을 위해 발 벗고 나섰으나, 결국에는 농업인을 대표하고 있는 조직체의 비협조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고, 강제할 방법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굴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이러한 한계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비롯한 많은 동료의원들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며 가장 주력했던 점은?

역시 농업과 농촌, 우리 농업인이 제일 우선순위였습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농어촌지역은 독거노인 혹은 노인부부 가구가 대다수이고, 각종 보건·의료·복지 서비스의 사각지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인건비 상승과 농업인력 확보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경영비 절감과 농작업 기계화를 위한 개선과 예산확보에 노력을 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 의정활동을 하면서 조례안 등 발의안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조례안이나 발의안이 있다면?

돌이켜 보니 지난 의정활동을 하면서 발의한 안건이 총 15건으로 동지역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있는 읍․면지역과 농업분야에 도움이 되는 안이 대부분입니다.
요즘 경제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동조합을 지원하기 위한『제주특별자치도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조례안』과 FTA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만든『제주특별자치도 농어업인 소규모 식품가공사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가장 최근의 조례안이라 그런지 생각이 많이 나며, 농어촌 지역의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농어촌기숙형 고등학교에 관한 조례안』이 재수(2차례 상정)끝에 통과하여 현재 읍․면 고등학교에 예산이 지원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미 지난 1월 22일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어서, 9대 의회의 마지막 임기를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구인 애월읍과 우리 농업인, 농촌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특히, 아직 마무리 못했던 사안들을 선별하여 꼭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물론 도의원으로의 임기를 마치고 난 뒤에도 우리 지역을 위해 어떤 형태로 봉사를 할 것인지를 고려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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