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연봉 상승률이 기업 수익이나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거 2년동안 S&P500 지수에 속한 회사들의 CEO에 대한 보상(연봉, 보너스, 스톡옵션 행사 포함) 증가율은 지난해 20% 증가한 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회사 순익은 평균 15% 증가했다. 또 총 주주 보상은 주가 상승과 배당을 포함해 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년간 미국 평균임금이 크게 늘지 않은 데 비해 CEO 연봉은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주들은 CEO의 연봉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특히 최근 100여개 기업의 고연봉 CEO들이 스톡옵션 백데이팅(주식매입 가격 소급 조작)에 연루돼 규제 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되면서 CEO의 연봉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기관투자가서비스의 지배구조 연구 책임자인 카롤 보위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업 이사회가 기업 실적과 CEO 연봉을 더 연관있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CEO에 대한 보상의 지속적 증가는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상대적으로 CEO에 대한 보상 증가율과 실적 정가율의 차이가 적다며 CEO에 대한 보상이 정당함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인 존 카스텔라니는 "이번 연구는 CEO 연봉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기업 실적을 반영하도록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연봉 CEO의 80%는 전통적으로 급여가 많은 월가 금융권 출신 CEO나 유가 급등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석유업체의 CEO였다.

한편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실적 성장률과 CEO 연봉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직원들의 평균 임금 몫을 작게 한다. 델라웨어 대학교에서 기업 지배구조를 연구하는 웨인버그 센터장인 찰스 엘슨은 "직원들도 수익 성장에 기여하는데 왜 평균 임금증가율은 실적증가율과 같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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