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루방의 쓴소리/단소리]

 
너무나 차가워 얼음장과도 같은 깊은 바다 속에서 이제 피지도 못하고 안타까운 삶을 마감해야 만 했던 여린 학생들 소식에 대한민국은 깊은 슬픔 속에 잠겨있다
더군다나 이번 사태에 대한민국 정부는 무능하고 재난에 따른 시스템은 부실의 극치를 잔인할 정도로 다시금 보여줘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분노와 슬픔의 마음을 나누며 시간을 지내고 있는 가운데, 분노의 레벨을 최고치에 오르게 만드는...도저히 인간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세월호 대참사'로 인해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재난사태에 안전점검에 나서야 할 공무원들이 외유성 견학 및 해외연수를 떠난 것,

# 일부 공무원들, ‘안타까운 일이지만...그러나 나하고는 관계도 없는 그저 무관한 일’

세월호 대참사로 전국이 애도 분위기인 가운데 한두 곳도 아닌 대한민국 내 각 지역 공무원들이 해외연수를 빙자한 외유를 떠나 공분을 사고 있다.

먼저 단양군 간부 공무원 3명은 고교동창 5명과 함께 지난 20일 4박5일 일정으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등 동유럽을 둘러보는 여행에 나섰다.
특히, 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출장 자제와 비상근무태세 지침을 내린 상황 속에서 이들이 아랑곳없이 여행을 갔으며, 단양군수도 이러한 애도 분외기 속에서도 허락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해당 공무원은 “예약된 여행이 취소가 되지 않았다”며 “위약금과 같은 비용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불거지면서 현재 정부가 감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공복이라는 마인드는 없이 ‘대한민국 애도기간은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떠난 사례는 너무나 많다.
▶ 청주시 교통행정과와 경제과관 등 관련 공무원들도 예정됐던 해외연수를 떠났으며, ▶ 인천 동구 장기근속 공무원 10명과 가족 등 19명은 지난 22일 8박10일 일정으로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서유럽 4개국 여행을 떠났고, ▶ 대구·경북경제구역청 공무원 15명도 지난 22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특히, 서울 서대문구는 보건소장과 구청·주민 센터 직원 16명이 2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자매결연한 중국 베이징 하이뎬(海淀)구로 외유성 일정 중심의 연수를 떠났고, 지난 17일 구청과 직원 3명에게 구 예산을 지원하여 10박12일 일정으로 스페인 등 유럽연수를 보내는 등 애도기간에 두 번이나 보내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경기도교육청은 내달 초 각 급 학교 교장 승진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던 해외연수 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미 한 달 전에 계획이 잡혀 있었고 여행업체에 지급할 위약금 문제가 있었으나 국가적 재난상황 등을 고려해 무기한 연기를 최종 결정한 것이다.

#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공무원은 단지 육지부에만 한정된 일 이 아니었다!!

제주도청 소속 공무원 16명을 포함해 제주시·서귀포시 소속 공무원 4명 등 20명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째 되던 지난 20일 해외 선진지 시찰 명목으로 유럽 터키로 출국해 제주도민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들은 7박 9일 일정으로 로마시대 원형극장, 하드리아누스 신전, 노천온천 견학, 카라알리오울루 공원, 파샤바 계곡 등 관광지가 대부분이고 공식 기관 방문은 3일째 터키 관광청, 8일째 이스탄불 시청 방문이 전부다.
결국, 철저히 관광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지만 이들은 터키를 방문해 신 성장 산업 육성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다는 명분을 두고 있다.

특히, 이러한 외유성 연수비용은 총 6000만원으로 1인당 경비는 300만 원가량인 것으로 이러한 비용 모두 도민의 혈세인 셈이다. 또한, 이번 해외연수 시기가 전국적인 애도기간에 이뤄진 것으로 비난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제주경실련)은 26일 논평을 통해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와 국가적 재난상황임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결정이며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특히 이번에 침몰한 세월호는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으로 수많은 제주 관광객과 도민들이 타고 있었다. 사고 수습 지원과 대책 마련에 분주해야 할 제주도가 한가하게 공무원 해외연수를 보낼 때가 아니"라고 비난의 칼을 높이 세웠다.

이어 제주경실련은 "제주도는 정부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막무가내로 해외연수를 밀어붙였다. 설사 그 목적이 아무리 순수하다고 하더라도 국가와 국민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돌아본 뒤 때와 장소를 가려 결정해야 한다"며 "따라서 이번 해외연수는 국가적 재난사태와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할 때 아예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했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경실련은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공무원이 직위해제 되거나 공식 사과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실제로 부산 해운대구청 소속 공무원 5명은 지난 19일 국외 선진지 견학을 명목으로 8박9일 일정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 23일 해당 국장이 직위해제 됐으며, 서울 서대문구는 지난 24일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때에 직원들이 중국 해외연수를 떠난 데 대해 안일한 대처로 계획을 취소시키지 못한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이런 상황임에도 제주도는 반성은커녕 위약금 문제 운운하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 예약을 취소했다면 위약금 손실 문제는 예산 결산 과정에서 도의회와 도민에게 상세히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도가 진정 도민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도민 정서를 고려한다면 지금이라도 공식 사과하고 자숙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해외연수를 허가하고 용인한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 엄중 문책해야 하며, 이참에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도의원, 공무원 등 공직자들의 불필요한 해외연수와 이로 인한 혈세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국무조정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미 지난 18일 공직기강 확립과 비상근무 철저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고, 아울러 안전행정부도 지난 21일 공무원 비상근무 강화와 근무기강 확립 재강조 공문을 각급 기관에 통보하고 국가 재난상황에서 공무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이들이 국외여행을 떠난 시기가 국무총리와 안전행정부가 각 지자체에 '모든 공직자는 제자리에서 본분을 다하라'고 지시한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각 지역 공무원들이 외유성 관광에 대한 국민들이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글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전체 공무원을 매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본분을 버리고 전형적인 ‘철밥통’ 작태를 보여준 일부 공무원을 지칭하는 것임을 재차 밝혀두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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