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정치인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흔히 정치인들은 말(言)을 조심하라고 말을 한다.

이러한 세치 혀로 인해 정치인생을 접은 이도 있었고, 이를 잘 활용해 정치일선에서 승승장구(乘勝長驅)한 정치인들도 여럿 있었다.

특히,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는 언행으로 인해 대통령까지 한 정치인도 있으며, 적절치 못한 말 한마디 실수로 개그맨들의 우스갯소리의 대명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만큼 정치인들에게는 세치 혀가 국민을 편안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밤 말을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인생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모든 이들이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특히, 말로 생활(?)하는 정치인들은 말 한마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엄청나다.
이만큼 말이라는 자체의 활용과 파장에 큰 의미를 두고 많은 고심을 거쳐 내뱉어야 한다는 교훈이 뒤따른다.

말이라는 정치적 형태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3가지를 든 다면, 첫째 말로 상대방을 이간질하여 이를 통해 내가 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그리고 세 번째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불필요한 비판을 이어감으로 인해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경우다.

필자가 이렇게 말(言)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글을 써내려가는 이유는 바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실언(?)에 대해서다.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언론에 대해 다소 비하한다는 식의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내뱉었다.
전체적인 대화 내용으로 보면 원 지사의 당시 해당 발언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실수라고 보기엔 도가 지나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선거전부터 '협치(協治) 정치‘를 부르짖었으며, 당선된 이후 민선6기를 본격 출범하면서도 ’협치와 연정‘에 대한 의지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만 갔다.

그러나 이러한 원 지사의 뜻과는 달리 ‘협치 도정’을 만들어갈 조직 구조부터 각 행정시장 인선까지 언론에 집중포화를 맞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역 언론에 원 지사는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자꾸 (언론에서)왜곡되거나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지역 언론과의 좋지 않은 감정들이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던 원 지사는 결국 일을 내고 말았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7월 8일 구성지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접견 자리에서는 언론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과 다르게 여론을 주도한다는 판단 하에 지역 언론에 불필요한 감정을 실어 보내는 실수를 해 버렸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이날 원희룡 지사와 논란이 되고 있는 ‘협치정책실’에 대해 의견을 협의하기 위해 제주도의회 의장단 일행이 제주도청을 방문했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이 이번 조직개편안에 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자 원 지사는 "언론이라면 진실과 정도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언론에서 취재를 해서 기사를 송고해야지,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쓰나”며 제주언론들이 사실에 근거한 기사보다 가상의 소설을 쓰고 있다는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있는 사실 자체만 가지고 비판하면 얼마든지 수용할 자세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제가 분명히)아니라고 하는데 문제가 된다고 하니 도대체 이해 할 수가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토해냈다.

특히, 이날 방문단과의 간담회 말미에 원 지사는 "신문 전혀 안 본다.“며 ”앞으로도 보지 않을 것“이라며 동석한 기자들의 얼굴을 홍당무로 만드는 수준 높은 정치(?)발언을 쏟아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신문을 보게 되면 해당 기자에 대한 선입관을 가질 수 있어 안 본다”는 해명을 급히 내뱉었지만 벌써 해당 발언은 그곳에 있던 의장단과 동석한 공직자들, 그리고 이날 취재에 나선 기자들 귓가에 거침없이 강렬한 사운드가 이어져 파장이 이어진 이후다.

이날 취재에 나선 기자들은 이날 원 지사의 발언에 ‘충격’이라는 단어를 몇 번씩 토해냈다고 한다.

원희룡 지사의 제주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포함한 불편한 속마음을 분명히 내재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의 발현을 굳이 언론 비하적 발언을 도구로 삼아 내뱉어야 하는지 직접 묻고 싶다.

중앙정치만 했던 원 지사가 중앙언론과 지방언론과 차별 점을 굳이 공식석상에서 두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원 지사는 과반수 이상의 제주도민들로부터 제주도의 행정수장으로 선출되었기에, 지역 언론에 초점이 되고,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이 대상이다.
그러하기에 제주도지사는 항상 언행과 몸가짐에 항상 조심하고 신중함이 요구되는 것이다.

# 원 지사에게 비하 받은 지역 언론, 이들의 역할이 행정수장에게 무시당해야 할 정도인가?

언론을 흔히 그 사회를 직면해 있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러하듯 언론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쟁점을 취재한 이후 보도하여, 그 사회에서 발생하는 시스템이나 운영상 발생하는 각종 상황들을 대중(지역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정치인과 언론사는 아주 긴밀하면서 배치되는, 항시 긴장된 관계가 존속되고 있다.

정치는 언론을 통해 활기를 띄기도 하지만, 언론에게 구속받기고 혹은 언론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정치와 언론은 상호간에 영향을 받기도, 영향을 주기도 하는 유기적 관계에 놓여 있는 상호작용의 관계라 칭할 수 있다.

언론은 정치권력의 넘어설 수 있는 독단적 행위를 견제․비판을 통해 정화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언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구성체 내에 존재하는 각 분야를 감시하는 감시자로써의 역할이 주어지게 되었고, 언론은 사회적 공기(公機)로써 역할을 다할 때 존재의 가치가 있다.

더 상세히 지역 언론을 논한다면, 지역 언론은 물리적 범위에 있어서 지역 내 보편적인 매스미디어의 역할을 하면서, 지역발전에 유기적으로 관계를 이어 나간다.

지역 언론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과 정보를 해당 지역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정보제공기능을 수행해 나가고 있으며, 언론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역 전반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각종 현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환경의 변화의 수용력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니이드(need)를 제공해주는 환경감시기능도 수행한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지역적 여건에 맞는 상세한 설명과 법적인 내역을 기사를 통해 첨가·부여함으로, 이를 수용하는 지역민들로 하여금 지역의 현 상황과 사회전반의 배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해준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문화와 유산을 다음세대로 전수시킴으로써, 지역의 규범, 지역의 유대감, 가치관등 지역 사회화의 수단이 되고, 지역 문화재나 역사, 예술을 알리고 지역의 고유문화로 발굴 성장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그 외에도 생활에 대한 다양한 실생활 정보나 각종 오락적 내용을 제공하거나 지역민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 언론의 순기능과는 달리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비판적 의견도 상당히 많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선 지역언론은 연고지를 두는 매체이기 때문에, 혈연과 지연 학연에 얽매여 비판 기능이 약화되기도 한다.

그리고 지역전반의 문제에 대한 합의와 대안제시 능력이 다소 미흡하며,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긴다는 점도 현재 지역 언론에 대한 주요 비판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언론은 지역에서의 기능과 역할이 분명히 명시되고 있으며, 지역민들에게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 지역 분권화의 일원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발판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 자명하다.

이에 대해 구경서 정치학박사는 “언론의 의제설정기능(agenda-setting function)은 특정한 이슈나 쟁점을 제기하고, 이에 대하여 대중들의 관심이나 주의를 끌어내어, 그들이 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제시하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지역 언론은 해당 지역 내 특정한 이슈나 쟁점을 제기해 대중들로부터 이러한 부분에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알려주는 의제설정기능, 즉 지침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제주도의 행정수장이라 하더라도 지역 언론의 주요 기능인 지역 내 의제설정 기능을 무시하고나 곡해하는 발언은 심히 유감스럽다.

원희룡 도지사 한마디가 지역 내 순기능 강화를 위해 각 분야에서 감시자로 나서는 지역 언론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는 사실과, 이러한 신중치 못한 한마디로 인해 지역 독단적 행위에 대해 견제와 비판 등 순기능을 담당하는 지역 언론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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