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0여명 이상 노인들이 농사일을 하다 병원행’

▲ 길가에 버려진 경운기. ⓒ뉴스제주.

제주도내 농작물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땅 끝으로 추락하면서 농민들은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농번기 시즌에는 젊은 일손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정부는 한·중FTA 협의에 열을 올리기까지 해, 농민들 내일을 바라보지 못하고 절망에 가득차 있다.

이에 도내 농민들은 더 이상의 농사일을 하지 않고 자포자기 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양파 농사를 하던 A(67)씨에 따르면 “이제 농사일을 해도 수익이 나질 않고, 계속해서 빚만 늘고 있으니 농사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제 자식들을 시내권이나 도심지에 보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작물 수확철이 되면 일손이 필요해 여기저기 인부 구하려 수소문도 했지만 성인남성 하루 일당이 약 9~10만원 이상하기 때문에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처지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주요기관과 농협은 그동안 농촌에 일손을 보태기 위해 자원봉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도 엄연히 직장인이기 때문에 짧으면 반나절, 길면 하루만 농가에 보탬을 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농가에 매우 큰 도움이 되질 않고 있다.

농민 B(64)씨에 따르면 “제가 마늘을 경작하는데 몇일내로 마늘을 전부 거둬들어야 된다”며, “근데 일손이 없어서 저 혼자 이렇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 아내는 몇 년전 병환으로 저 세상으로 떠났고, 지금은 혼자 있다”며, “만약 아내가 살아 있더라면 지금 보단 조금은 덜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농협직원들이나 공무원들이 농촌일손 돕기에 나서는 걸로 아는데 우리 집에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며, “지금 그들의 손길이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제주의 1차 산업은 제주를 지키는 것이다. 또 1차 산업은 경제구도에 있어서 기본이다. 때문에 민선6기 원희룡 당선인도 제1차 도민토론회에서 “제주의 1차 산업 비중은 전국 어느 광역자치단체보다 높다"고 강조했었고,

또 "주민들이 실제로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효과는 1차 산업, 그중에서도 특히 농업이 크게 차지한다"며 강하기도 했다.

#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고령의 농민들 “위험하다!”

때 이른 무더위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촌 지역 고령자들의 건강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폭염특보 기간이었던 6월에서 8월 중, 전국에서 총 1195명의 온열질환자와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중 9명의 사망자는 65세 이상 노인이었다고 발표했다.

또 사망자 9명중 6명은 비닐하우스와 논·밭일을 하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고, 65세 이상 온열환자의 43%가 논·밭, 비닐하우스 작업도중 발생했다.

한편, 제주도내에서는 지난해 6월에서 8월말까지 총 18명의 노인들이 밭일과 과수원 일을 하다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제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열탈진 환자 8명, 열사병 및 일사병 환자 6명, 열실신 환자 2명, 열경련 환자 2명 등 총 18명이 폭염에 의해 쓰러졌고, 이중 1명은 응급처치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노인들이 폭염에 취약한 이유는 땀샘 감소로 땀 배출량이 적어 체온조절이나 탈수 감지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만성질환을 갖고 있던 노인인 경우,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합병증을 유발해 심각한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소방당국은 관계자는 폭염 발생 시 대응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에 따르면 ‘한낮에 뜨거운 햇볕인 경우’▲되도록 천천히 걷고 격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또 ▲야외활동은 피하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 더위를 피해야 하며 ▲밝은 색 계통의 얇은 옷을 헐렁하게 입고, 챙이 넓은 양산을 써서 햇볕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야외에서 작업 시에는 평소보다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하며 평소 육류와 생선, 콩, 잡곡, 신선한 야채 및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단 한 번에 많이 섭취하는 건 금물이다.

더불어 ▲탄산과 알코올, 카페인 등이 들어 있는 음료는 피해야 하며 물은 갈증이 일어나지 않도록 규칙적으로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주변에서 혼자 생활하는 노약자와 장애인, 환자 등이 있으면 항상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야외에서 동료 간에 몸 상태를 살펴주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며,

응급상황이 발생 시 곧 바로 119에 연락을 취해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를 서늘한 곳에 옮겨놓고 체온이 내려가도록 적극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자연재난’, “주요기관에서 준비하고 있나?”

▲ ⓒ뉴스제주 DB.

지난해 여름은 그야말로 최악의 ‘여름’이었다. 90년 만에 찾아온 찜통더위로 때문에 도내 밭작물은 하루가 다르게 속속 말라 죽어갔다. 게다가 평소에 많은 물이 저장되어 있던 저수지에도 언제부터 말라갔는지 바닥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매달라 있었다.

또 물가 주변에 야생 식물들도 하나둘씩 바싹 말라 비틀어져 갔고, 토양에는 물기조차 없어 조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해처럼 혹독한 가뭄사태는 일어나질 않을 전망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서는 올해 여름철 가뭄에 대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극심한 가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 관측과 달리 농민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는 상태다. 이유는 당시 기상청에서 예보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기상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도내 농가에서는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고 행정기관을 바라보며 특별 재난대책 방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 3월, 가뭄사태 대비를 위한 ‘농업용 관정 및 양수장비’ 사전점검을 끝마치고 만발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우선 가뭄사태 발생 시 농업용수 확보에 사용될 농업용 관정 및 양수장비 등 관정 2887(공공 905, 사설1982)과 양수기 3354(공공 302, 사설3052), 급수탑 137개소, 물빽 739개, 송수호스 49.3km 등에 대해 사전정비를 끝마쳤다.

또 이들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현장 인력과 주요 기관, 민간단체 등 협력체계를 유지해 놓은 상태이며, 태풍에 대한 대비태세도 갖추고 있다. [뉴스제주-문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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