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불법 없었으나 마녀사냥 당했다" 언론 맹비난
사직과 동시 "그간 사랑했던 제주 떠난다"며 거취 또한 옮겨

 
이지훈 제주시장이 결국 스스로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 취임 후 딱 한 달만이다. 시장직 사임과 동시 그는 제주도 떠났다.

7일 오전 제주 도내 언론사들은 "부동산 특혜 및 불법 건축물 등 논란의 중심이었던 이지훈 제주시장이 지난 6일 원희룡제주도지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제주도와 제주시 모두 사직서 제출건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고, 이 시장의 사퇴설은 '음모론'까지 고개를 내밀며, 그 의혹만 증폭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이 시장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사임과 동시에 자신의 심경을 장문의 글로 전달했다.

이 시장은 "지난 한달, 10년 같은 시간을 보내며 자존심과 명예가 산산히 조각나는 것을 생생히 목격하면서도 수십년만에 찾아온 '제주가 바로 서는' 기회 때문에 참고 또 버텨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 감사위 발표 이후 급격히 나빠진 여론으로 제가 버티는 것이 원희룡 도정의 발목잡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모든 것이 제 부족함과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니 모든 비판은 자신을 향해 달라"고 원 도정을 두둔했다.

이어 "몇 년 전 평화학교 추진 당시 받은 상처 때문에 제주를 뜨려 했던 기억이 최근 또 다시 반추되며 더 이상 이곳에 머물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주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페이스북 전문에 따르면 실제 이 시장은 오늘(7일) 이른 오전 제주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언론에 대한 감정 또한 고스란히 표출했다.
이 시장은 "감사위 조사 발표 후 대부분의 언론이 '그 동안의 의혹 모두 사실로 밝혀져'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뽑은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많은 이들이 감사위 결과 발표 후 손가락질 하기 시작했다. 당시 공직자도 미처 몰랐던 입목본수 50% 조항을 미리 알았다면 건축계획 자체를 재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감사위가 발표한 '건축신고 부당수리 건'은 부당하게 수리해달라 요청하거나 압력을 넣은 적도 없으며, 담당 공무원도 처음 알았다고 할 정도로 행정 과정의 아쉬움이 남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비자림 공공용수를 '독점 사용'이라고 표현한 문제도 제가 먼저 비자림 용수를 나만이라도 사용하자고 요청한 적 없는 사실"이라 덧붙였다.

이 시장은 "그럼에도 이 사실은 단 한 부분도 부각되거나 언론에서 취재되지 못한 채 마치 불법투성이 파렴치범인냥 매도됐다"며 "이제와 밝히는 것은 감사위 조사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이 감사위 권위를 부정하는 듯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8일부터 12일까지 하계휴가가 예정돼있어 이 시장에 대한 사직서 수리는 13일 이후 처리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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