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창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허창옥(51) 제주도의회 의원은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농민들의 아픔을 대변해 왔다. 지금도 한·중 FTA 타결을 앞두고 지역 농어민을 어떻게 지켜낼까 노심초사다. 농민을 위한 일이라면 일단 앞장부터 서고 본다. 한때 제주도의 무기력한 FTA 대응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 붓기도 했다.

허 의원은 전국농민회제주도연맹 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등을 거쳤다. 현재 그는 제10대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부위원장과 제주도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을 맡고 있다. 그의 이력에는 농어민에 대한 애착이 한 움큼 묻어있다.

‘농민의 편’을 자처한 허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제 25선거구(대정읍) 수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2년 재·보궐선거 당시 통합진보당으로 뒤늦게 9대 의회에 입성한 이후 두 번째다.

지난 선거에서 허 의원은 ▶ 농축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 식품연구원 제주센터 유치 ▶ 노후 재배시설 지원을 이한 재배시설지원센터 설치 ▶ 여성농민 위한 '행복바우처' 제도 추진 ▶ 모슬포항 서방파제 물양장 증설, 안정적 정박시설 위한 준설 및 항구 정비 ▶ 대정읍지역 역사, 문화, 생태관광 자원 발굴 및 보전사업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허 의원에게 재선의원으로 당선되기까지 그동안의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무소속, 대정읍).

#지난 2011년 한미FTA 비준 반대 농성 천막을 철거하려던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 최근 벌금형을 받았다. 의원직은 유지됐는데, 심경은?

재판부 판결문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정상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짧은 시간동안 5400여명의 농어민과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탄원 해주시는 모습을 봤다. 의정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성원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제10대 제주도의회에 무소속으로 당선된 3명 중 한 명이다. 계속 무소속 의원으로 남을 건가?

의정활동의 중심은 당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저를 지지해주시는 농어민들이다. 이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결정할 사항이다.

#지난 9대 의회때 통합진보당 소속이었다. 이번 10대 의회는 무소속 출마했다. 심경 변화가 있었나?

무소속 출마 또한 지역주민이나 농어민들과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무소속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오히려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당에 속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초선과 재선의 차이점은?

아무래도 현안에 대한 접근과 이해가 빨라지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다. 재선의원이 되니 마음에는 여유가 더 생긴 것 같다. 그러나 한중 FTA나 농산물 가격 문제 등 1차 산업과 관련된 현안이 많아서 시간은 더 없어진 느낌이다.

#제10대 도의회에서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역할이 무거울 것 같다.

소관부서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타 상임위에 비해 의원 한 명이 더 많지만, 소요시간은 곱절 든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대한 열정이 많다.

비록 당이 다르다고 해도 제주의 기간산업인 1차 산업에 대한 관심과 발전방안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노련한 3선 의원과 초선 의원들이 1차 산업이라는 공통관심사로 잘 어우러져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 허창옥 의원이 지난 제320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서 제주도정을 대상으로 이뤄진 제1차 추경심의서 질의하고 있다. 허 의원은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소속이다.

#서귀포시 대정에서 나고 자랐다. 대정읍 지역구 의원으로서 고향 자랑을 한다면?

대정은 제주도 서쪽, 아름다운 분화구와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송악산을 품고 있는 서남부의 관광요충지다. 선조들의 전통문화와 숨결이 마을 곳곳에 가득하다. 우리 도민들의 희노애락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대정읍을 위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2만 대정 공동체의 ‘행복미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우리 대정은 개발과 보전이라는 갈림길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역 파수꾼이 필요하다고 본다. 식품연구원 제주센터 유치를 통해 가공산업을 육성하고 노후재배시설 지원할 것이다. 여성농민을 위한 행복바우처 제도와 마을어장 종묘사업 확대 등 수산업의 발전과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또한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홍보마케팅 사업, 상가 골목정비 등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 등 ‘살기 좋은 대정읍 만들기’에 주력하겠다.

#의원 활동 기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은?

현재 타결을 앞두고 있는 한·중 FTA에 대비해 우리 농어민이 안심하고 현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싶다. 지역농업과 수산업의 안정적 발전 및 육성,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정비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농어민과 서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최근 제주산 광어가 폭락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얼마 전 제주도의회 제319회 임시회에서 제주광어 가격 폭락과 관련해 제주도 해양수산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현재 제주산 광어는 현재 생산원가인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8530원 수준(1.1㎏급)으로 떨어졌다. 국내시장 공급률이 60% 이상을 차지했던 제주의 대표 수산물인 광어가 완도산에게 밀려났다.

지난 15일엔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의원들과 행원육상양식단지를 방문해 수협과 양식장 협의회 측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후에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제주도에 4가지 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농수축위에서 제주도에 촉구한 내용은 ▲마케팅 홍보 강화 ▲추가 예산 투입으로 수매활동 지원 ▲양식장 추가 허가 자제 등 개선안 마련 ▲수산물 가격 안정화 기금 마련 등이다.

물론 제주산 광어는 그동안 제주도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받으며 급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어민들이 이익을 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주의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 위기를 넘기 위해선 여러 지원과 함께 어가(漁家)들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의 대안으로 앞으론 열심히 하고 잘하는 업체들엔 제대로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양식장엔 지원을 제한하는 등의 차별화 된 메뉴얼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쟁력 정상화 과정을 통해 품질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야만 제주산 광어가 제주의 대표 수산물로서 그 명맥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민에게 한 마디 한다면?

1차 산업을 지키려는 제주 농어민들의 절박한 모습을 삶을 현장에서 지켜봐 왔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발로 뛰는 일꾼’이 되겠다. 소통의 정치를 하는 농민 도의원이 될 것이다. 제주의 현안들을 뜨거운 가슴으로 껴안고 슬기롭게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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