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입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어느 날 조용한 오후 책을 읽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누군가 찾아와 현관문에서 인기척이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보니 30대 정도의 여자분이서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성경 말씀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하고 말을 시작하기에 “ 아..알겠습니다. 우리들은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문에 『천주교 신자의 집』이라는 십자가를 못 보신 것 같은데, 우리는 성당에 이미 다니고 있고, 성경 말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고 성경말씀 듣는 것을 사양하겠다고 하였다. 그 순간 문 뒤에서 중년 남자분이 불쑥 나타나더니 “성당다니셔도 우리가 설명하는 성경내용을 좀 들어보십시오.” 하는 것이다.

나는 또 다시 “우리는 성당에 그냥 다니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아들이 천주교 신부이고, 성경도 열심히 읽고 있으니 그냥 돌아가 주십시오.” 하고 다시 한 번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 순간 중년신사가 “성당의 신부들이 더 성경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순가 나도 불쾌한 심정이 들었다. “조용한 남의 집에 와서 너무 무례하시군요. 신부가 성경을 모른다니 그런 실례된 말씀을 함부로 하셔도 되는 겁니까? 아무리 종교가 다르더라도 남의 종교 성직자를 향하여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됩니다.

하고 일갈했다. 그는 더욱 열을 올리면서 “성경을 안다는 신부들이 왜 안식일을 안 지킵니까?” 하고 오히려 큰 소리를 질렀다.

“안식일을 지키고 안 지키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선교방식이 글러먹었소. 천주교 신자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 들어와, 일부러 도발하는 듯한 태도가 선교활동하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요?” 하고 큰 소리로 야단치고 당장 나가라고 했지만, 상대는 여전히 버티고 서서 성경을 놓고 토론하자고 덤비는 것이 아닌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당신들과 토론하다가 내가 헐압오를 것 같으니, 더 이상 소란부리지 말고 조용히 나가주시오.” 하고 사정하여 내보냈다. 종교를 선교하러 다니면서 이렇게 남의 종교에 대해 시비걸고 다녀서는 역효과밖에 없을 것이거늘, 왜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말싸움을 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용히 독서하던 내 정신이 산만해져서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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