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③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차세대 산업정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청정 자연, 생태, 관광, 문화, 웰빙, 힐링, 해양, 스마트그리드, 물, 바람 등 제주의 가치는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제주산 유기농 우유는 서울에 3배 높게 팔리고 돼지고기도 작년 다른 지역보다 23% 높은 가격을 받았다. 청정 브랜드를 살린 산업을 키워야 한다.

지금 제주에서 초보적인 1차산업, 관광산업을 뛰어 넘는 고부가가치 산업화가 진행 중이다. 물산업, 마이스산업, 풍력서비스산업, 차세대 식품융합산업, 전기차산업, 용암수융합산업, 말산업, 크루즈관광산업, 천연화장품산업 등을 중심으로 청정 신성장 산업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

# 제주가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에서만 진행 중인 신재생에너지 사업들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풍력, 태양력, 파력, 조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섬이다. 이런 이유로 관련 기업들의 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제주에서 공급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은 풍력, 태양광, 그린홈, 바이오가스, 지열과 해수열 등이다.

2030년까지 해상풍력 2GW, 육상풍력 350㎿와 태양광 100㎿를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상용화 초기이거나 실험단계여서 추가적인 실증연구와 품질검증이 필요하지만, 현재 풍력발전은 142기 326.3㎿ 규모 사업이 진행 중이다. 태양광은 64㎿, 소수력은 1㎿, 그밖에 지열과 해수열, 바이오가스발전, 그린홈 보급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계획이 완료되면 전력 관련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는 90%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6561GWh를 판매해 연간 354억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한다.

# 전국 지방자치단체장과 정부 기관장을 통틀어 관용차로 전기차를 도입한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 향후 전기차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제주가 자체 생산 에너지로 100% 충당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일이다. 관건은 전후방 사업이 함께 커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 인프라, 충전기, 부품 등 함께 성장해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제주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사용량 100%를 대체하고, 제주전역을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조성하고 도내 37만대에 이르는 상용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새로운 녹색성장도시 계획이다. 제주는 환경부 지정 전기차 선도도시, 전국 최초 전기차 민간보급, 전국 1위의 전기차 보급률, 국제전기차 엑스포 유치 등을 통해 전기차 붐을 조성해왔다.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통해 지능형전력망과 관련한 실증기술도 적지 않게 축적했다. 국내 최초로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도 개척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에너지 자립 뿐 아니라 세계적인 미래 에너지산업의 모델로 제주를 키워나가겠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관련한 연구, 기술개발, 성능평가기능을 담당할 단지 개발도 필요하다. 나아가서 제주풍력발전 개발용량을 감안한 부품제작 등 일종의 조선산업 같은 제조산업 가능성도 타진해 나가겠다.

#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이 신공항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다.

국토부 용역결과 제주공항 포화시점이 2025년에서 빠르면 2018년으로 앞당겨졌다. 작년에만 2천만 명 넘게 공항을 이용했다. 현재 수요를 보면 10년 후 다시 공항 확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공항수요 분산, 태풍대응능력 등을 감안하면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것 보다는 신공항 건설이 바람직하다.

# 신공항 설립,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정확한 제주지역 공항건설방식은 이달부터 1년간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방식에 대해 실시되는 용역결과를 봐야 한다. 정부는 재정이 적게 드는 기존공항 확장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이해는 되지만, 제주는 아시아·태평양권의 지정학적 요충지이다. 휴양·힐링·의료·해양과 산악 스포츠 등 영종도와는 또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제주 신공항을 건설해서 쇼핑, 금융, 리조트 등 다양한 복합관광지 개발도 가능하다. 신공항 가치로 보면 10조원 예산도 아깝지 않다. 인천공항과 제주 신공항이 쌍두마차로 동북아 항공노선의 주도권을 쥐고 국가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

# 중앙정치와 거리를 둔 것인지

도지사 4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저에게는 제주도가 전부다. ‘소설’ 같은 이야기는 도민 혼란을 줄 뿐이다. 또 지금은 지방분권시대다. 중앙정치, 지방정치가 따로 없다. 지방정치를 잘 하려면 중앙정치도 잘해야 한다. 거기서 예산, 권한이양 등 더 많은 것을 확보할 수 있다. 제주발전을 위해 일하다가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현재가 중요하다.

# 나중에 어떤 도지사로 평가받고 싶은지

평가는 도민의 몫이다. 열심히 일만 하겠다. 제주에서 정치인이 도지사가 된 것은 처음이고 제주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실질적으로 도민소득이 높아지고 골고루 복지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도민과 애환을 함께 나눈 도지사,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고 세계의 보물섬으로 물꼬를 트는데 최선을 다한 도지사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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