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원유공급국인 중국이 지난달 9월 북한에 원유수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거듭된 북한의 도발로 냉각된 양국의 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30일 공개된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중국의 이달 석유 수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할 때 약 76.4%감소, 전반적인 급감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은 '0'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중국 정부의 공개적 부탁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난 7월 미사일 실험을 강행, 이에 화가 난 중국이 보복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북한은 중국에 90%이상의 석유와 전체 식량 3분의 1을 의존하고 있다.

이에,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중국이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석유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지린 성(吉林省) 옌볜(延邊)대학의 북한전문가 피아오 쳉시안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감축할 수는 없겠지만, 석유의 경우 북한에 압력을 더하기 위한 첫번째 카드가 될 것"라고 전망했다.

▲ 中, 공급은 줄이고 가격은 올려...북한에는 더 비싸게

지난달 중국의 석유 수출 총량, 12만 5184톤은 주요 수출국인 미국에 공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발표된 자료는 지난 1월~9월까지의 통계로, 북한 핵실험 발표 이후의 상황은 반영하고 있지 않다.

올들어 지난 9달동안 중국은 북한에 약 36만 9643톤의 원유를 공급했으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한편 같은 기간동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원유 판매가격은 약 21.2%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는 올해 유가상승폭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때 양국 관계의 냉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과 북한의 연료 흐름을 연구하는 미 캘리포니아의 로렌스버클리 연구소의 나타니엘 아덴 박사는 "양국 관계의 시황(marketisation)이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가격을 적용해주는 시절은 끝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중국이 북한에 적용한 가격은 베럴당 65달러로 다른 국가에 대한 가격(베럴당 57달러)을 훨씬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원유공급에 대한 가격의 일부를 물물교환과 차용증서로 대체한다고 해도 이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北핵 이용한 벼랑끝 외교- 中 석유 공급 중단으로 보복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가 지난 14일 채택되고 나서 각국은 북한 제재 실행을 놓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결의 내용상 원유 공급이 제재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미국은 중국에 북한에 대한 교역과 석유공급을 줄여 6자회담으로 이끌어 낼 것을 촉구해 왔다.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을 대변하듯 중국은 원유를 제외한 디젤유의 북한 공급도 급격하게 감축했다.

트럭과 많은 기기들의 연료가 되는 디젤유의 경우, 중국이 지난달 북한에 공급한양은 262톤으로, 지난 1월~8월까지의 수출 평균량 3000통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지난 2003년 북한이 핵을 이용해 벼랑끝 외교를 일삼자 중국은 기기고장을 빌미로 3일 동안 송유관을 잠궈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이에, 이번에도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기점으로 석유를 이용한 북한 다스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북한은 현재 2개의 정유공장을 가지고 있으나, 하나는 너무 구형이고 다른 하나는 기계적 결함으로 중단돼 활동이 정지된 상태라고 익명을 요구한 중국 석유수출업자가 전했다. 【베이징=로이터/뉴시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