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이고도 열정적인 무대 선사한 아폴로 18과 사우스카니발

▲ 2014 잔다리 페스타에서의 아폴로 18 공연 무대. 폭발적이고도 서정적인 사운드는 듣는 이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선사한다.

11일 오후 6시 디딤홀에서 펼쳐진 아폴로 18의 공연 무대는 4년 전 제주에서 태풍이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도 몰려든 팬들을 위해 공연을 감행했던 그 에너지 그대로였다.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최고의 신인 인디뮤지션,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강력한 익스트림 메탈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블루스적인 서정적 멜로디까지 겸비한 광활한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2009년에 발매한 데뷔앨범 <RED> 자체도 엄청나지만 실제 라이브 연주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앨범에 녹음된 사운드와 비교할 수 없는 라이브 연주 실력은 이미 최고의 실력파 밴드로 명성을 끌어 올렸다.

놀라웠던 건 이날 공연장엔 남성보다 여성 팬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 무대 앞자리(스탠딩)는 죄다 여성 팬들로 가득했다. 심지어는 40대 여성 팬들도 있었다!! 공연 시작 전 근처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현장을 발견한 이 여성 분이 다가오자, 직접 아폴로 18이 “아주 오래전부터 열성적인 팬”이라고 소개해 줄 정도였다. 최 씨는 “음악이 엄청 섹시하다”며 “열정적으로 엄청 깊은 음악을 한다. 얕은 사람은 듣지 못할 음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남성미 가득 물씬 풍기는 이들의 공연 무대매너에 사로잡힌 것이리라. 기타리스트 최현석(33)과 베이스 김대인(39), 드럼 이상윤(31)의 연주는 듣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보컬은 따로 없다. 왜냐하면 노래에 가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주 중에 분명 노래를 하긴 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즉흥이라고. 김대인 씨는 “우리의 곡에서 가사 전달의 의미는 없다”면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기 보다는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대로 해석하게 하는 게 낫다. 이것이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

그래서 꽤나 마니아틱한 음악이다. 대중성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일 수도 있다는 물음에 이상윤 씨는 “그런 생각을 했다면 이런 음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고 싶은 음악을 했는데 듣는 이가 좋아해줘서 다행인 거다”고 답했다.

마지막 블랙 EP 앨범을 낸지가 2011년.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굳이 정의내리기 힘든, 스스로도 규정하기 힘든 음악을 한다고 자평했다. 그래서 다음 앨범엔 멜랑꼴리한 음악을 할 수도 있다고.! 그저 재미있으면 한다는 거다.

▲ 2014 잔다리 페스타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인 사우스카니발. 구수한 제주 사투리로 전한 흥겨운 멜로디에 관객들은 모두 기립했다.

아폴로 18의 공연이 있고 난 뒤, 사우스카니발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에반스 라운지로 이동했다. 락이나 메탈 공연이 아니어서 그런지 테이블과 좌석이 마련된 고급스런 느낌의 무대였다.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제주에서 비행기 타고 올라 온 밴드라고 소개한 리더 강경환(35) 씨는 무대를 압도했다. 구수한 제주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며 ‘몬딱도르라’를 불렀을 땐, 이미 자리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모두 기립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객 커플은 흥에 겨웠는지 격정적인 춤까지 췄다. 사우스카니발의 흥겨운 사운드와 무대 장악력에 매료당한 관객들은 당연히 앙코르를 거듭 요청했다.

사우스카니발은 9인조 스카 밴드로 알려져 있다. 강경환(35) 씨는 “앨범의 1/3 정도가 스카이며, 쿠바나 중남미, 자메이카의 음악들이 곁들여져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 어느덧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는 실력을 갖춰 나갔으며, 제주 출신으로서 성공한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제주 지역 이외의 공연활동에 대한 이점을 묻자 강경환 씨는 “이런 공연에 참가해 다른 밴드들과 교류하는 자체만으로도 음악적인 수준이 올라간다”며 “다만 로컬밴드 활동이 약하게 보이는 것은 지역적인 한계의 문제가 아니라 대중이 찾는 음악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에도 공연은 많아졌다. 서울 못지않다”며 “다만, 밴드의 역량을 최고조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엔지니어나 코디네이터 시스템이 서울과 비교해 많이 뒤떨어져 잔다리 페스타와 같은 공연을 개최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각 밴드 마다 공연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밴드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공연하려면 밴드별 악기를 세팅하고 조율해 줄 전문가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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