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의 ‘선심성 예산’부동의 발언 언론 보도...도의회 ‘발칵’
의회 내 분위기, 갈등 원인 박영부 실장 대부분 지목

▲ ⓒ뉴스제주
제주도의회는 지난 10월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예산 협치'를 하자며 제주도에 예산 편성 전 사전 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30분여 만에 제주도가 기자회견을 자처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첨예한 갈등이 예고됐다.

당시 제주도의 발빠른(?) 반박의 주도권을 주고 도의회 기선제압 정면에 나선 이가 바로 원 도정의 책사로 불리는 박영부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다.

이날 박 실장은 ▶ 예산편성 지침을 만들기 이전에 의회와 사전 협의를 거칠고, ▶ 중기지방재정 계획 수립 전 의회와 사전협의 등을 제안해야 하며, ▶ 예산 배분 시 일정규모의 범위 내에서 의회에서 민생현장의 고리를 현실화 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 등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사항 모두를 단칼에 거부했다.

박 실장은 곧바로 가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구성지 의장이 제안한 예산편성시 도의회와 사전협의와 일정 규모의 범위내에서 예산의 권한을 공유하자는 사항에 대해 “예산편성은 집행부의 고유권한으로 수용하기가 어렵다”며 과거 문제가 되어 감사원 지적을 받았던 ‘제주도의회 재량사업비’라는 거친 표현으로 도의회를 정면 공격했다.

이날 박 실장의 발언으로 인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간 첨예한 갈등이 이어졌고, 도민들의 지속적으로 이어진 갈등에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박영부 실장이 11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성지 의장이 제안을 마치 재량사업비라고 일부 내용에 오해를 제기된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한다’며 사과를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2015년도 제주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재현됐다.

도의회가 협치위원회 조례에 상당히 문제가 많다며 보류시킨 항목을 제주도가 살며시 예산을 올린 것이 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들킨 것.

이에 도의원들은 제주도가 도의회를 제주도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관 혹은 협력기관 등 수평적 기관이 아닌 경시해야 하는 수직적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박영부 실장은 “제출한 이후에 넣어야 하는지 부분에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수정되는 과정 중에 있어서 잘 검토될 것으로 봤다”며 이해하고 넘어갈 것을 요구하면서 의원들과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과정에서 의원들과 박영부 실장 간 기 싸움이 연이어 격하게 이어지자 도의회 내부에서는 55년생인 박영부 실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모 도의원은 “제주도청 내 실정, 특히 공직자들 성향을 모르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퇴직을 바로 앞둔, 즉 공직경험이 많은 55년생 공직자들을 민선6기 도정에 핵심 인물들로 포진한 것이 갈등을 야기한 가장 큰 문제”라며 박영부 실장을 우회적으로 지칭하며 원 지사의 인사 참패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공직실정을 모르는 원 지사에게 협력기관인 도의회를 마치 경시하고 경쟁해야 하는 상대로 이간질해 결국 도와 도의회 간 ‘건널 수 없는 강’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현재 도의회 대부분의 의원들이 원 도정이 고여 있는 정책이 아닌 새로운 정책 수행을 위해서 과감히 내년초 인사에 55년생 공직자들의 물갈이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름은 살이 안되는 것이며, 고름은 빨리 제거해 새살이 돋을 수 있도록 원 지사는 각개 각층의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불요불굴(不撓不屈-한번품은 뜻이나 결심이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굽히지 않음)각오로 나서야 한다”며 “이제까지 보여준 소통노력과 애매모호한 태도의 리더십으로 제주도 행정 수장을 책임지기엔 부족하기에 ‘새 술은 새 푸대에 담아야 한다’의 마음으로 혁신적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특히, 현재 도청 내 인사가 정체되는 병목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박영부 실장을 비롯해 55년생 공직자들이 과감히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는 선배들의 도리가 필요할 때”라며 우회적으로 공직에 안주하려는 55년 공직자들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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