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태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 정태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뉴스제주

지난해 제주는 사계절이 빨갛게 물들었다. 일명 '소나무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기 때문.

2013년 11월 총 22만본의 고사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2014년 4월 말까지 총 54만5000그루가 제거됐다. 고사목은 파쇄 혹은 소각됐고, 그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소나무 재선충병이 창궐했다. 하지만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르고 나니 모두의 관심 밖 이야기가 돼 버렸다.

그만큼 행정은 더욱 바빠졌다. 정태근 국장은 인사이동과 동시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

정태근 국장은 "지난해 안전사고로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며 "올해 방제전략의 최우선 목표는 '안전'이다.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강화해 안전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제주는 정태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을 만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상황 및 방제작업 진행상황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해 제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소나무재선충병의 방제작업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다시 감염목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9월 2일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방제작업에 들어간 결과, 올해 4월말까지 2013년에 발생한 고사목 54만5000그루를 제거하면서 1차 방제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은 매개충을 통해 퍼지는 특성으로 인해 완벽한 방제가 어려워 올해도 많은 소나무들이 고사하고 있다.
올해는 9, 10월간 두 차례에 걸쳐 피해목들을 정밀 조사한 결과, 10월까지 발생한 고사목이 20만6000그루로 집계됐다. 내년 4월까지는 7만2000그루 정도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집중 발생지역은 제주시 애월읍, 구좌읍 김녕, 서귀포시 안덕면 월라봉 일대 등이다.

2014년도에도 고사목이 많은데 예상한 수치인가?

소나무재선충병은 일시에 완전방제를 할 수가 없다. 산림청에서도 그동안 방제성과를 분석해 봤을 때 고사목이 전년대비 50% 정도 발생하면 방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예측한 20만6000본은 전년대비 37.7% 수준으로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치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7만2000그루의 고사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발생예측은 기상여건과 숲의 건강상태 등 여러 가지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다.
정확한 발생량 예측은 효율적인 방제에 꼭 필요한 조건이므로 오차를 줄이기 위해 지상 및 항공 예찰을 수시로 실시해 고사목 발생 변동사항을 적기에 파악하고, 방제계획에 반영해 나가겠다.

제주도가 10월부터 대대적인 방제작업에 나서며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종합대책 및 사업추진 상황은 어떤가?

이번의 2차 방제대책에서는 장기적 관점의 목표를 설정해 2020년 소나무재선충병 청정지역 실현을 위해 2018년까지 재선충병 발생빈도를 5% 이하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한 지난해 방제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한 점들을 보완하고,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5가지 중점추진 원칙을 마련하고 있다.
그 다섯 가지 원칙은 먼저 ▲첫 째 안전사고 예방대책 강화로 안전한 사업장 운영 ▲둘째 한라산국립공원 연접지 등 선단지 중심 압축방제 ▲셋째 전국 최초로 집합페로몬 이용 및 곶자왈지역 훈증포대 이용 등 친환경방제 확대시행으로 자연생태계 피해 최소화 ▲넷째 지역 고용창출 및 주민소득 연계사업추진 ▲다섯째 고사목 폐자원을 바이오에너지 등 재활용 극대화 노력 등이다.

제2차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진행상황은 어떠한가?

11월 현재 도 전역의 25개 사업장에 대해 25개 산림조합․법인에서 1일 240여명을 투입해 고사목제거 사업을 진행 중이다.

17일 현재는 고사목 제거 목표 27만8000본 중 7만2000본을 처리 당초 추진계획대로 순조롭게 큰 사고 없이 추진 중이다. 이후 국비 예비비 22억, 긴급벌채비 6억 등 28억원의 지원예산이 배정되고 나면 사업을 추가발주 하는 등 고사목제거 사업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2차 방제부터 방제방법에 있어 달라지는 사항이 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인가?

방제가 필요한 지역 중에는 기존 방제 방법을 적용하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거나, 심각한 생태계 피해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 등 방제작업에 한계가 생기는 지역들이 있었다.
그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종료된 후 5, 6월에 매개충의 증식을 막는 예방 방제로 보통 항공방제 등 화학적 방제를 시행했으나, 항공기 이착륙노선(비행통제 구역), 친환경농업경영 지역 등은 사실상 이런 예방방제를 하지 못해 확산의 거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전국 최초로 집합페로몬을 이용한 방제방식을 도입해 항공방제 불가지역(비행기 이착륙 노선, 친환경농업 경작지 등)에 대한 대체방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 방제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바란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재선충병 방제의 최우선은 안전이다.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강화해 안전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두 번째로 선단지 압축 방제에 중점을 두겠다. 한라산국립공원 경계지역과 표선, 남원 등 선단지역을 중심으로 압축 방제를 통해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계획이다.
도시공원, 주요도로변 등 생활권 지역에도 전문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단단히 방제하고 있다.
과수원, 농경지 등은 대부분 단목 상태로 장비 진입이 어렵고, 벌채과정에 농작물 피해가 우려돼 이런 경우는 산림청 전문인력인 “숲가꾸기패트롤”팀을 지원받아 제거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 정태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뉴스제주

재선충병방제의 확실한 성공을 위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품질향상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들었다.

지난 1차 방제작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다. 방제작업은 작업장이 광범위할 뿐더러 벌목 등 어렵고 위험한 작업들이 연계되어 있기에 보다 철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한데, 병의 확산을 신속히 저지해야 하는 입장에서 꼼꼼하게 대응하기 못했던 점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이번 2차 방제작업은 이러한 미진한 부분을 개선하여 방제작업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완벽한 방제를 실현하고자 추진 중이다.
우선, 전 사업장에 산림전문 책임감리원을 배치하여 방제현장에서 실무 매뉴얼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방제결과는 제대로 기록되었는지 등 전반적인 작업과정과 방제결과를 1차 확인하게 된다.
작업장별로 준공․감독공무원을 증원하여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현장 민원을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참여하여 작업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되면, 더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제작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환경단체 등과 합동으로 사업진도가 80% 이상인 사업장에 대해 예비준공검사를 시행하고, 최종 준공검사 공무원을 3명으로 늘려 방제작업장의 준공검사 시 정확성을 기하고 있다.

식물의 보고인 한라산국립공원 등 특별히 관리해야 할 구역이 있다. 이 구역에 대한 예방대책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한라산국립공원의 북동쪽 경계지역은 선단지 인접지역이다.
우선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매년 항공방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전문연구기관인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에서도 집중예찰을 하고 있다.
또한 한라산국립공원 자체적으로도 경계지역에 대한 나무주사 등 예방대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집합페로몬 방제법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방제작업에 있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안전사고다. 지난해에도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1차방제 당시 총 18건의 안전사고가 있었다. 올해 방제전략의 최우선 목표는 '무사고'다.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안전관리실무협의회를 분기1회 개최하여 안전대책을 제시하고, 월 1회 이상 안전보건공단의 지원으로 방제참여자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매일 현장 책임자의 안전교육 실시를 철저히 확인하고, 자체 현장안전 매뉴얼을 제작 보급하여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사목을 파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없을까 하는 고민도 들게 한다.

지금까지는 벌채된 고사목은 주로 소각, 훈증했다. 피복재 벗겨짐, 흙 깊이가 얕아 훈증효과 의문, 경관저해 등 일부 부작용을 우려해 지난해부터 전량 수집 파쇄로 정책을 전환했다.
그러나 워낙 많은 물량으로 파쇄에 한계가 있어 소각을 많이 했다.
파쇄물은 바이오연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자원재활용 차원에서 좋은 처리방법으로 판단된다.
대경목인 경우 훈증처리 후 목재로 활용하는 방안도 시험 중에 있지만 훈증, 가공시설 설치 및 공급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실용화 하지 못하고 있다.
목재가치가 높은 고사목은 매몰·훈증 후 목재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현장 매뉴얼을 개발하고 있다.

벌채목을 무단으로 이동하거나 일부러 고사 시키며 지가상승을 노리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한 단속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도민사회 일각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빙자하여 일부 지가상승을 노리고 불법벌채 또는 산림 훼손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여론이 있다.
그래서 도에서는 특별단속반을 구성하여 도, 행정시, 자치경찰 합동으로 지속적으로 단속활동을 하고 있으며,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벌칙규정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2014년 현재 개간, 벌채 등 41건을 단속한 바 있다.
산림보호법 제54조, 소나무재선충병방제 특별법 제10조(이동제한)에 의하면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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