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① "승객 목숨 담보로 세력 싸움"

▲ 15일 오후 2시께 성산항에서 출발해 우도 청진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승객들이 계류장에 가득찬 배로 접안하지 못하자 해상에서 우도를 바다보며 대기하고 있다. ⓒ뉴스제주

제주도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섬 속의 섬’ 우도(牛島). 빼어난 비경과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이곳은 지난해만 132만 명이 찾은 관광 명소다. 그러나 최근 우도 관광객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선사끼리 선착장 자리싸움을 벌이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승객 몫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제주>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현장을 찾았다. [편집자 주]

[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① "승객 목숨 담보로 세력 싸움"

지난 10일 낮 12시30분 성산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우도 청진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우도랜드 제2호선이 해상에서 40여분간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청진항의 계류장이 다른 도항선으로 가득 차면서 접안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파고가 3m까지 높게 일면서 주말 관광객 166여명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

▲ 성산항에 정박해 있던 도항선이 자리를 빼주지 않자 해상에서 대기하던 다른 도항선이 선착장이 아닌 옆 공간에서 임시로 승객을 내려주고 있다. ⓒ뉴스제주

안전요원 이모(24)씨는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먼저 정박한 배들이 특별한 일 없이도 안 비켜주고 가만히 있으니까 배를 댈 수가 없다. 승객 50여명을 태운 배가 2시간까지 해상에서 대기한 적도 있지만 해경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성산과 우도를 잇는 항로를 둘러싸고 선사들의 갈등이 여전히 끝나지 않은 가운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승객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항로는 원래 1994년 우도 주민 72명이 설립한 ㈜우도해운의 도항선 4척과 2003년 우도 주민 103명이 차린 제2선사 ㈜우림해운의 도항선 2척이 운항하고 있었다.

우도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도항선 수입이 증가하자 기존 선사에 참여하지 못한 우도 주민 240명이 제3선사인 ㈜우도랜드를 설립해 도항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도랜드가 2013년 7월 우도항 점·사용허가를 받게 되자 기존 선사들은 '제3선사에 대한 어항시설 사용 및 점용허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주지법 행정부는 '원고 선박의 크기, 참관인 선박의 크기, 계류장 사이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선사의 취항으로 인해 사고의 위험성이 증대된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원고측은 항소한 상태다.

결국 지난해 7월 ㈜우도랜드가 본격적인 취항에 돌입하면서 법정공방이 선착장 자리싸움으로 번졌다.

해상 대기시간이 계속 늘어나면서 화가 난 승객들은 환불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왔다가 바다 위에서 30분을 기다렸던 승객 송모씨는 제주시 신문고를 통해 “배 멀미를 하는 아이가 먹은 것을 다 토하고 힘들어했다”며 “승객 목숨을 담보로 지금 세력싸움을 하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 '[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②기득권 지키기 vs 욕심 탓'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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