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②기득권 지키기 vs 기존 일정 무시

▲ 선착장 자리싸움으로 운항 시간이 10분에서 2시간까지 늘어나는 등 우도도항선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 선사들은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뉴스제주

우도(牛島)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132만 명을 돌파했다. 제주도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섬 속의 섬’ 우도는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최근 우도 관광객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선사끼리 선착장 자리싸움을 벌이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승객 몫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제주>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편집자 주]

[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②기득권 지키기 vs 기존 일정 무시

선착장 자리싸움으로 운항 시간이 10분에서 2시간까지 늘어나는 등 우도도항선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 선사들은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신규 선사인 ㈜우도랜드 김광석(48) 대표는 지난 5일 대형 우도훼리호(305t)가 기존에 있던 선박(57t)과 교체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김 대표는 “원래 성산항~하우목동항 노선을 운항하던 대형 도항선이 갑자기 청진항으로 들어오면서 다른 선박의 접안이 어려워졌다”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기존 선사의 고의적인 방해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 성산~우도를 잇는 도항선이 앞서 정박한 배로 인해 선착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 선장이 조타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제주

조류나 바람이 강한 날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호준 선장(41‧우도랜드 제2호)은 “청진항 선착장의 길이가 100m인데 안전거리 15m를 빼면 85m 이내에만 배를 댈 수 있다. 길이 52m의 대형 도항선이 들어오면 다른 배는 접안이 불가능하다”며 “대기시간이 길어질 때는 안전사고가 우려돼 회항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착장 범위를 벗어나면 암초지역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진입할 경우 자칫 충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기존의 ㈜우도해운과 ㈜우림해운은 신규 선사가 기존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운항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도해운 임봉순(69) 대표는 “후발주자가 기존 일정을 무시하고 중복되게 운항하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같은 노선 업자로서 승객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기존 시간에 맞춰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문제가 된 대형 도항선과 관련해 “22년 전에 건조된 선박이 노후되면서 교체한 것이지 방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우도랜드 선박도 290톤이기 때문에 크기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성산~우도 왕복 노선은 하루 평균 ㈜우도랜드 13회, ㈜우도해운·우림해운 42회씩 각각 운영되고 있다. 

선사 간의 갈등으로 우도 관광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결국 승객 목숨을 담보로 한 '밥그릇싸움'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끝나지 않은 우도도항선 갈등] ③바다는 누가 지키나, 허수아비 해경 답답’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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