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오등동 일대에 4개 가스업체 사업추진 의사 밝혀
마을 주민들 결사 반대 의지 피력, 조용하던 마을 '시끌'

제주시 한적한 마을, 오등동에 가스저장시설이 4개소나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LPG와 LNG를 저장하기 위한 시설을 짓고자 관련 사업체 4곳이 한꺼번에 제주시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 LPG와 LNG 등 가스저장시설을 짓기 위해 사업체들이 매입한 오등동 405번지 일대. ⓒ뉴스제주

논란이 된 정확한 위치는 오등동 405번지 일대다. 병문천을 옆에 끼고 애조로가 인접해 있다. <뉴스제주>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근 이곳 부지 약 1100여 평을 도내 모 사업체가 사들였다. LPG 3개소가 500평에 걸쳐서, 나머지 600평엔 LNG 저장시설 1개소를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제주시를 방문했다. 하지만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현재 반려된 상태다.

약 2주전 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은 대책준비에 나서기 위해 마을회,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로부터 동의를 얻고 '가스저장시설 추진반대위원회(가칭, 위원장 고대봉)'를 조직했다.

추진반대위는 "만일 가스저장소가 이곳에 세워질 경우, 충전소의 외곽이전이라는 정부의 방침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는 요양병원과 상가, 숙박시설, 애조로 진입로 바로 곁에 위치해 있어서 부적절한 장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진반대위는 "예측불허의 사고 시 대형참사가 예상되는 바, 오등상동에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온 몸을 바쳐 결사 반대함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사진 왼쪽에 연강병원이 위치해 있고 그 앞에 애조로가 놓여져 있다. 바로 그 맞은 편 대지가 가스저장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계획한 부지다. ⓒ뉴스제주

실제로 도내 4개 업체들이 가스저장시설을 짓고자 하는 부지의 인접한 곳에 '연강병원'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환자, 정신질환자 등을 치료하는 재활병원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병원 바로 인근에 위험시설인 가스저장소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이냐"며 "이런 시설은 가급적 한적하고 외진 곳에 들어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 주민들의 왕래도 잦고 교통량도 제법 많은 곳이라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대봉 위원장을 비롯한 오등상동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가스저장시설이 들어설 것에 대해 결사 반대 항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먼저 추진반대위는 제주시청에 이러한 마을의 뜻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시는 해당 사업체가 다시 사업계획서를 보완해 제출해 오면 마을주민들에게 알려주겠다고 답한 상태다.

마을 관계자는 "이런 위험 시설들이 계획될 경우, 반드시 사전에 마을 주민들로부터 협의를 거치는 사전검열제도가 있어야 한다"며 "만일 이곳에 가스저장시설에 들어서게 될 경우 준공업단지화 돼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마을과 너무 가까워 주민들이 이곳을 떠날 수도 있게 될 것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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