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포츠마케팅을 진단하다
원광대 스포츠산업·복지학과 문개성 교수

연재 칼럼. 싣는 순서

01 Jeju, 세계 7대 자연경관 관광의 현주소로 만족할 것인가?

02 Jeju, 효과적 체육정책을 위한 공신력(公信力)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03 Jeju, 지역을 대표하는 작은 규모의 국제 스포츠이벤트는 무엇인가?

04 Jeju, 섬이란 공간적 특성과 효과적인 스포츠마케팅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05 Jeju, 새로운 차원의 브랜드 네이밍! 스포츠관광을 위해 이제 시작이다.

제주는 2014년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였다.

▲ 문개성 원광대 스포츠산업·복지학과 교수. ⓒ뉴스제주

이 대회의 경이로운 100번째 이벤트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과 같이 전통성, 상징성 등을 감안하여 2019년에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되었다.

1920년 조선체육회 주최의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무려 100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일제의 통제된 체육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압도했던 우리의 경기력으로 그 규모를 키우면서 광복 후 전쟁 등의 사유로 몇 번을 제외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최근의 규모를 살펴보면 선수단 3만여명, 초청인사 3천여명, 미디어를 비롯한 관람 관광객 수가 5만여명 등으로 추산되며 많게는 대략 10만명 안팎의 인파가 특정 지역에 7일 간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어느 지역에 어떻게 개최되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어떤 매력 포인트가 부족하기에 매년 가을에 개최되는 전국체육대회를 인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일까? 여러 가지 제도적, 정책적 이유도 있겠지만 스포츠마케팅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흥행의 주요 3요소라 할 수 있는 선수, 미디어, 스폰서가 100% 충족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도핑파문으로 다소 이미지가 하락했으나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있고,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 등이 있지만 아마추어 종목에 스포츠 스타자원이 한정되어 있다. 또한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처럼 전국체육대회 행사만을 위해 기업이 협찬할 수 있는 스폰서십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 동일한 아마추어 종목의 세계 제전인 올림픽만 TOP(The Olympic Partner) 프로그램에 의해 기업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비록 협찬이 가능한 환경이라 할지라도 기업 입장에선 전국체육대회란 행사는 기업 이미지 혹은 기업이 내놓은 상품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스폰서십 패키지의 완성을 기대하기엔 부족한 콘텐츠의 문제인지 혹은 선수육성의 취지에 부흥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의 스폰서 참여 제한 제도에 의한 것인지는 모호하다.

하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는 연례적인 전국행사의 규모로만 봤을 때 흔히 말하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는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 전통적인 패러다임에서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업뿐만 아니라 공신력(公信力)을 추구하는 정부기관 혹은 공익기관에서도 논의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가 체육정책을 관장하는 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이다. 명칭을 보면 체육은 문화와 관광과는 따로 떨어져서 갈 수 없는 상생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의 체육행정조직을 살펴보면 대개 국가기관 명칭을 차용해 문화체육국 혹은 문화관광체육국이다.

지자체별로 주요 체육정책에 따라 생활체육에 역점을 두기도 하고 스포츠산업 분야로 확대하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체육행정조직에서 눈에 띄는 명칭이 있다. 바로 『문화관광스포츠국』이다. 왜 제주에선 굳이 체육 대신 스포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제주도내에서 개최되는 연간 평균 100여회 이상의 많은 스포츠이벤트를 통해 지역경제에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렇다면 체육과 스포츠의 원론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체육과 스포츠는 학술적으로 엄연히 다르다. 체육(體育)은 영어로는 Physical Education으로 신체활동을 매개로 하여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간을 형성시키기 위한 교육차원의 개념이다.

반면에 스포츠(sports)는 기분전환으로 실시하는 즐거운 활동으로써 일련의 규칙과 형식에 따라 이루어지는 상호 경쟁적인 신체활동을 의미한다. 체육은 우리도 한자어를 차용하듯이 나라마다 신체활동과 교육과의 관계로서 단어를 달리할 수 있지만, 스포츠는 어딜 가도 스포츠인 것이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운동회를 체육행사라고 하지 스포츠이벤트라고 하지는 않는다.

학생들 간의 릴레이 달리기, 학부모까지 함께 참여하는 공 던지기 등의 행사종목을 보면 교육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또한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이벤트를 올림픽 체육행사나 세계축구행사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는 스포츠이벤트가 국가 간의 경쟁적인 신체적 활동의 제도화된 형태로서 우리들의 삶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문화적 현상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새로운 차원의 이벤트인 것이다. 일례로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같은 시간대에 전 세계 60억명이 시청하지 않은가.

자, 그렇다면 스포츠마케팅 흥행의 3요소(선수, 미디어, 스폰서)를 보기 좋게 갖추기만 한다면 『문화관광스포츠국』이 희망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도(道)의 의지를 반영한 조직구성과 업무분장에 따른 전체적인 그림은 『지역특화』와 『융·복합』과 어울릴 듯 보인다.

관광마케팅, 마이스(MICE)산업, 관광산업, 스포츠산업 등 제주 내에서 연관되어질 수 있는 정책적 연결고리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적(effectiveness)이고 효율적(efficiency)인 제주의 관광효과는 적은 예산(low budget)으로도 큰 효과(high impact)를 이끌어낼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다음 호에 지역을 대표하는 작은 규모의 스포츠이벤트라는 주제를 갖고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

필자는 현재 원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주 출생으로 제주 제일고를 졸업하였다. 경희대학교 스포츠산업경영전공 체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스포츠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박사 후 연구과정을 거쳤다. 현재까지 SSCI급 논문을 비롯하여 20여편의 연구실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부부처인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13년을 재직하는 동안 Tour de Korea(투르 드 코리아) 국제스포츠이벤트 조직위원회 기업 스폰서십 마케팅 현장 전문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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