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재철 제주특별자치도 안전관리실장

지난해 세월호 참사 후 정부는 조직개편과 법안 마련 등 여러 대책을 내놨다. 국민안전처가 출범이 되고 17개 시도에도 안전관리실이 신설됐다.

지난 7월 2일 하반기 정기 인사를 통해 제주시 부시장에서 초대 안전관리 실무 최고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박재철 실장을 만나 안전관리실의 전반적인 업무와 함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박재철 제주특별자치도 안전관리실장 ⓒ뉴스제주

■ 2015년 정기 인사에 앞서 제주자치도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지난 7월 2일자로 제주시 부시장에서 제주도 초대 안전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감은?

초대 안전관리 실무 최고 책임자로 공직의 명을 받았다. 막중한 임무와 역할을 부여 받았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 어떤 위해요소로부터도 도민의 생명과 안위를 최우선으로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신설조직이기 때문에 우선은 빠른 시간 내에 조직과 안전관리 체계를 잡아가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아직은 앞뒤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

안전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안전주체들과의 협업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실행하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 제주도는 지난 7월 2일 안전관리실을 출범시켰다. 안전관리실의 첫 책임자로 공직의 명을 받았는데 안전관리실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안전관리실의 업무영역은 전방위적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전방위 차원에서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 안전관리실의 임무다.

또한 제2의 메르스와 세월호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제적 예방과 최적의 신속한 대응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민선6기 원희룡 도정의 안전정책의 중심은 사람이다. 생활주변의 위험요소에서부터 사망 등 대형사고 가능성이 많은 자연재해·화재·교통사고·범죄·안전사고·자살, 그리고 각종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도민과 관광객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 과제이다.

우선 도민의 생명을 위해하는 요소를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과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구분해 모든 재난과 안전사고를 유형별로 매뉴얼화하고, 실제 현장작동이 가능하도록 실태 등을 점검·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취약요인에 대한 선제적 조치와 아울러 지속적인 점검과 반복된 훈련, 그리고 도민들의 안전의식 고취와 안전인프라 보강 등 진일보된 안전관리체제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위기 상황 속에서 도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도민과의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 시행하는데 투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제주도는 지금 재난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되는가?

우리 제주지역 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재난 대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국민안전처가 출범이 되고 17개 시도에도 안전관리실을 신설해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은 분야별로 현 상태의 안전지수를 진단하고 취약요인에 대해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안전문화의식이 도민사회에 정착이 되고 안전인프라도 선진국 수준으로 갖추어 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 제주도가 재난으로부터 가장 취약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대책은?

아무래도 지리적인 여건으로 볼 때 태풍에 가장 취약하다고 본다. 제주는 태풍의 길목에 있고, 올해만 하더라도 엘리뇨 현상으로 강력한 태풍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피해예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재난대응 13개 협업부서와 행정시, 읍면동 간 실행 메뉴얼을 연계해서 입체적인 대응방식으로 전환함으로서 체계적이고 한발 앞선 대응으로 취약요인을 보완하고 있다.

또한 재난발생 대비단계부터 복구단계까지 재난발생 상황 기간 동안 도, 행정시, 읍면동 등 13개 협업분야 및 재난관련 분야 공무원 간 SNS를 통해 상황을 공유토록 함으로서 재난에 선제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협업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을 시스템적으로도 보완했다.

재난수습에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7월 2일 안전관리실이 설치되면서 종전 재난안전관리대책본부와 소방119구조대가 각각 운영되던 재난 시 상황실 기능을 안전관리실이 운영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로 통합 재난컨트롤 타워기능을 단일화해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종전까지는 태풍 및 호우 피해발생시 소방과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피해 집계 기준이 서로 달라 일부 혼선이 인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피해 복구와 지원에 있어서도 부서별로 각개 대응해 왔으나 앞으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로 통합해 재난별 대응 메뉴얼에 따라 체계적인 피해집계와 복구지원, 관광객 편의지원 등 까지 입체적인 지원을 펼쳐 나가게 된다.

또한 재난상황에 대한 정보를 도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려드리고 취약요인을 사전에 보완하고 대처함으로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20세 이상 전 도민을 대상으로 재난문자송출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도 도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 지난해 제주시부시장으로 취임 당시 “행정은 기회를 놓치면 죽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 바 있는데 행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행정이라는 것은 공직자 각자가 도민에게 부여받은 직무이다. 도민이 원하는 행정서비스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만 할 타임이 있다.

각자가 업무의 영역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쳐 버리면 행정의 역할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재난에 대한 대처는 골든타임과 현장 대처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제주자치도의 안전시스템은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재난 상황 발생 시 지체 없이 현장에 달려 나가서 현장 상황에 맞게 체계적으로 대처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직자는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도민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무한책임이라면 업무적인 것인 것 뿐만 아니라 청렴, 도민에 대한 봉사, 사생활까지도 포함이 된다.

무한책임은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할 때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본다. 공직자 역시 하나의 자연이기도 하지만 공직자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 절제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 취미생활이 있다면?

요즘 젊은 공직자들은 다양하게 취미생활도 하고 가정과 직장을 분리한다. 지금 시대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 시대의 공직자들은 선배들도 그렇고 대다수가 취미활동 등 하고 싶은 많은 부분을 접고 지내 왔던 게 사실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앞으로는 짬을 내서 여행도 하고 스포츠 활동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안전에 대한 최고의 컨트롤 타워로서 도민들께서 안전관리실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안전조직과 제도를 정비하고 안전문화를 확산하고, 안전인프라를 확충하는 일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국민 모두가 국가의 안위를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일은 도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에서 시작된다.

작은 무관심과 하찮은 방심은 금물이다. 위기는 방심 속에서 찾아온다. 큰 희생을 치른 세월호와 메르스의 경험을 계기로 안전제주에 대한 도민적 소통이 크게 확장될 수 있도록 도민들께서도 안전의 생활화에 적극 참여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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