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루방의 쓴소리/단소리]

▲ 사진 -뉴시스
사람의 체온으로 한순간도 참을 수 없는 차디찬 해안가에서 어른들의 이기적 다툼으로 인해 3살이란 짧은 인생의 허무한 삶을 마무리하고 하늘로 올라간 세 살배기 시리아 꼬마 난민 사진 한 장이 지구촌 모든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일 아침 터키의 유명 휴양지 보드룸 해변에서 만지면 상처라도 날 것 같은 보드러운 얼굴을 차디찬 모래에 묻은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아일란 쿠르디, 그리고 같이 삶을 마감한 꼬마의 가족들.

이들 가족들은 이슬람국가(IS)의 총과 칼을 든 위협을 피해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로 넘어가, 다시 그리스로 건너가기 위해 작은 보트에 몸을 실은 채 전쟁이 없는 평화롭고 밝은 미래를 꿈꾸며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어둡고 차가운 바다를 건넜다.

그러나 이들 가족들은 돈만 밝히는 밀입국 브로커와 거센 풍랑에 결국 비극적 삶을 맞이하게 된다.
세 살 쿠르디 아버지인 알둘라는 거친 풍랑 속에서도 부인과 아이들을 살리기에 위해 인간힘을 썼지만...결국, 부인과 아이들의 따뜻한 체온은 더 이상 느끼지 못함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가족들의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격한 아버지 압둘라는 인터뷰에서 “(가족들 모두 죽인 이 세상에서)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며 오열해 이를 바라보는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제발 전쟁을 멈춰 달라. 그리고 우리 난민들을 살려 달라”며 피맺힌 눈물의 호소를 쏟아냈다.

이들 가족들을 저승과 이승으로 갈라놓은 것은 그들의 원했던 것도 아니고, 자연이 만든 것도 아닌, 우리 인간들의 극한의 욕심이 만들어낸 이기심 때문이다.

현재 난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같은 경우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에 IS까지 가세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인한 행위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삶을 이어나갈 수 없는 이들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박차고 최소한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떠나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터전을 위해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이들을 반기는 나라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한,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 난민들이 진입으로 인한 사회불안과 안보를 핑계로 유럽 국가들은 난민 포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자 미국에 1만7000명의 난민을 받으라고 요청했지만, 세계 보안관이라 자처하는 미국은 단지 2000여명도 안 되는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또한, 독일을 제외한 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이 경제 불황과 각종 이질감, 그리고 안보를 위해 외면으로만 일관하는 모습이다.

점차 난민 거부에 나선 유럽 국가들이 늘어나는 추세인 상황 속에 차디찬 해안가에서 3살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은 그동안 난민들에 대해 냉정한 외면으로만 일관했던 세계인들에게 충격과 미안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이 3살 천사 쿠르디가 그동안 난민 수용에 외면으로만 일관했던 유럽 국가들의 정책을 일순간에 바꿔 놓아 버린 것이다.

그러나 난민 수용으로만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바로 근원적 해결을 모색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미국과 유럽국가, 아시아 등 전 세계인들이 난민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지대한 관심과 더불어 적극적 개입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3살 천사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이 헛되지 않음을 우리 모두의 뇌리에 반드시 각인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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