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봉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이 제주상의와의 정책간담회에서 내국인카지노를 제주도에 들여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과 제주상공회의소는 지난 21일 오후 제주상의 4층 회의실에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연봉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기인 2000년 내국인카지노도 제주도에 설치하기로 돼 있었는데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백지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제주도와 비슷한 시기에 내국인카지노를 했던 마카오는 엄청난 부를 창출했다. 제주도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내용에 대해 가장 중심축이 돼야 할 제주상의가 너무 침묵해 왔다”며 “적극적인 의견을 표시해 줬으면 한다"고 제주상의에 주문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22일 논평을 내고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제주는 대형숙박업소 중심의 리조트를 건설하고 있는 중국자본이 카지노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신규 허가 신청 및 기존 외국인카지노 사업장을 대거 인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마카오 운운하며 내국인카지노를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는 것은 결국 제주가 완전히 아시아의 새로운 도박 중심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지난 2013년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약 5년간 강원랜드에서 도박으로 돈을 탕진해 인근 모텔 등에서 자살한 인원이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KLACC)에 의하면 도박중독으로 인한 상담자가 꾸준히 늘어 지난 2012년엔 3521명, 2013년 한해에는 무려 4568명이 상담을 받는 등 도박으로 인한 폐해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강원랜드가 제주도에서 중소형 카지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영종도에서는 카지노 지분 투자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의당 도당은 "국내 유일의 내국인이 출입 가능한 카지노사업장인 강원랜드가 제주에 중소형카지노인수를 추진중인 와중에 공교롭게도 이연봉 위원장이 내국인카지노를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우연치고는 너무 고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당은 "공당의 위원장이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결코 가벼이 말을 뱉지는 않았을 터이다. 가뜩이나 도박천국으로 불릴 위기에 처해 있는 제주의 현실을 외면하고 엉뚱하게 케이블카 운운하며 내국인카지노 도입을 찬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연봉 위원장은 당장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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