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래단지 문제, 법령 개선만이 답인가
예래단지 문제, 법령 개선만이 답인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5.09.24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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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34명 도의원, 유원지 특례 도입해야 '주장'
법 개정은 막대한 손해배상 피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 의문은 여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고태민, 현우범 의원이 24일 '유원지 특례 도입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결의안은 최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이 좌초될 것을 우려해 제주특별자치도정을 지원해 주기 위해 발의된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은 대법원으로부터 '유원지 실시계획인가 무효'라고 판결받음에 따라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국토부가 고시한 유원지 개발사업에 관한 법령을 잘못 해석한 서귀포시청의 사업인가 허가가 이 사태를 불러 온 원흉이다.

이에 제주도는 이 유원지 관련 법령을 고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법 개정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천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사업이었기 때문에 이대로 사업이 좌초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휩싸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제주도는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 공사 중단 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뉴스제주

이에 고태민과 현우범 의원 또한 이러한 제주도정의 결정에 동조해 "대법원 판결로 유원지 개발사업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고자 도의회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이 판결로 인해 도내 다른 유원지 개발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 현재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유원지에 설치할 수 있는 세부시설 기준을 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방법만이 유일한 길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그 중 김태일 제주대 교수는 이 사건에 대해 "마련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방법은 있다. 다만, 사업자인 버자야가 손을 떼야 하는데, 이럴 경우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반기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사업시행자인 버자야가 이 사업에서 손을 떼고 제주도와 JDC가 이 사업을 넘겨 받은 뒤 이를 다양한 형태로 운영하면서 사업자 측에 손해배상액을 갚아 나가는 방식으로 일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방법은 법을 개정하는 것보다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과제들을 안고 있다.

예래단지의 사태는 분명 행정에서 잘못 판단해 이뤄진 결과물이다.
국내 최고의 사법기관인 대법원에서 법에 근거해 해당 행정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판결했는데, 정작 문제의 당사자는 그 법을 고치면 문제가 없을 것이 아니냐고 판단을 했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 아전인수격이다.

법을 고쳐 대법원의 결정을 뒤집겠다는 발상은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 행정행위가 잘못됐다면 법에 준수해 그에 맞도록 움직여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아무리 어렵다한들 그렇게 해야 법치국가가 아닌가.

그런데 도의회에서 나서 제주도정의 이러한 법 개정 움직임에 동조하겠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두 의원은 "제도개선이 무산될 경우,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외국투자자(버자야)가 사업추진이 어려워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리되면 막대한 손해를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 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 경우 도민에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과 대한민국의 신뢰가 추락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지적은 분명 맞는 말이다. 공사 중지에 따른 손해분까지 고려한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사가 재개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 개정이 유일한 해결수단이라고 할 순 없다. 사실, 법 개정이 간단해 보일 순 있지만 그리 녹록치 않다. 만일 돌아오는 정기국회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만 더 늘어나게 될 뿐이다.

또한 실제로 법이 개정된다 하더라도 도 조례로 사업이 가능하도록 명시해야 하기 때문에 유원지 개발사업으로 인한 난개발 우려를 촉발할 수 있어 도민사회의 반발도 우려해야 한다.

더군다나 유원지 개발사업을 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해줄 경우, 각 지자체에서 개발사업의 범위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게 돼 국토부에서 고시한 유원지 관련 법이 사실상 그 의미를 잃게 된다.

두 의원이 발의한 결의문에는 유원지 특례 도입을 위한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대한민국 국회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는 내용이담겨있다. 또한 도지사가 이에 적극 노력해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애시당초 예래휴양형주거단지의 사업 목적은 유원지의 성격에 맞게 '공공성'을 담보로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유원지 개발사업으로 주는 특혜에 따른 의무사항이다. 대법원이 실시 계획인가를 무효라고 판단한 것도 이에 기인한다.

헌데 공익성을 담보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JDC는 이를 민간사업자(버자야)에게 넘겨버리고 뒷짐쥐고 한 발 물러나 있다. 스스로 제주도내 제일의 공기업이라고 내세우는 곳으로서 취해야 할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

예래단지 사태는 물론 행정의 잘못에 기인하지만, JDC는 공공의 이익을 고려하지 못한 책임도 감내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를 제주도정에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두 기관이 적극 나서 버자야를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정상적인 과정이라 할 것이다.

법 개정의 방식은 두 기관 모두 자신들이 본래 해야할 일을 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더 아연실색케 하는 건 민의를 대변한다는 제주도의회가 이에 동조해 서둘러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점이다. 도민들의 의견은 물어보고 결의안에 사인을 했는지 의아스럽다. 41명의 도의원 중 여야 구분없이 무려 34명이나 결의안에 서명했다는 점에 놀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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