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어셔·크리스 브라운·제이슨 데룰로 등 팝스타들의 앨범을 총괄 프로듀싱한 네이트 데인저 힐스(33)는 미국에서 가장 '핫'한 프로듀서다. 힙합스타 팀발랜드와 공동 작업으로 2006·2007년 그래미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5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참석차 한국을 찾은 힐스는 6일 서울 DDP에서 "프로듀서는 아티스트가 창조한 음악을 일반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관문과 같다"고 말했다.

이날 뮤콘의 콘퍼런스에서 '음악 프로듀싱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도 한 그는 1990년대 말부터 음악 신에서 활동했다. 2000년대 초 테디 라일리가 이끈 그룹 '블랙스트리트' 등과 작업하면서 주목 받았는데, 음악을 소비하는 플랫폼의 변화를 몸소 체험했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흐름을 알고 쫓아가는 것이 방법"이라고 본다. 오프라인에서 음반을 구매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짚은 그는 '스포티파이' 등 음악 소비의 대세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악 소비자가 더 많은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곡가나 프로듀서로서 생각한다면 음악을 통한 수익금을 어떻게 나누고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부분과 관련 많은 논의가 되고 있다"고 알렸다. 스트리밍 사이트의 불공정한 수익 배분을 문제 삼은 셈이다.

기술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듯 음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음악은 학교를 다니면서 체계적으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음악가들은 혼자서 아이디어를 습득할 수 있다. 혼자서 만드는 음악의 음질이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큰 스튜디오에서 많은 작업을 거쳐야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게 15분 정도만 시간을 주면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것 같은 믹스 사운드를 선보일 수 있다. 기술 발전의 좋은 점은 아티스트, 프로듀서, 영세한 뮤지션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단점은 음악적인 재주가 많은 사람이 그 재주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재주가 없어도 장비 등의 테크닉을 통해 얼마든지 잘하는 사람을 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면 "세계 음악의 여러 요소들을 합치는 것이 해법이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나는 EDM, 힙합, 인도 영화에 나오는 음악을 비롯한 아시아의 음악 등을 곡에 모두 녹여내려고 한다. 어떤 문화권에 있는 사람이든 내 노래를 듣고 좋아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배타적이기보다는 세계 음악을 내 음악에 포함시키면 그게 해답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팝스타와 작업한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작업한 앨범 중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블랙아웃'을 가장 영향력을 끼친 앨범으로 꼽았다. 이 앨범을 계기로 어두운 팝 음악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밝은 분위기를 지양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가는 흐름이 느껴졌다. 나는 힙합을 하지만 팝음악도 차용을 해서 감각을 키운다."


한국 뮤지션은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키우는 아이돌 위주다. 미국의 뮤지션 발굴 방법을 묻자 "다양한데, 최근에는 소셜미디어가 큰 역할을 한다"며 "누가 앞으로 유명 뮤지션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음반사(레이블)보다는 창작자의 힘을 더 믿는다. "물론 레이블이 강한 주체이나 레이블이 할 수 있는 건 만들어진 음악을 마케팅하는 것이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프로듀서"라며 "프로듀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어떻게 만들 지 고민하다"고 강조했다.

8일까지 DDP에서 열리는 뮤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다. 제1차 한중음악산업포럼, 제2차 K뮤직포럼과 함께 진행되는 콘퍼런스, 해외 진출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쇼케이스 등으로 구성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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