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제주 창간 9주년 특별 인터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스제주

쉼 없이 달려온 원희룡 도정이 출범 2년차를 맞았다.

원 도정 출범 이후 제주도는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의 고품질화를 위한 감귤구조혁신부터 투기성 농지 취득을 막기 위한 농지기능관리강화 방침, 공항과 항만 인프라 확충, 전기차 정책 등 쇄신에 쇄신을 거듭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제주, 그 새로움도 잠시 속도를 실감한 시선에는 어김없이 우려가 공존했다.

중국자본유입에 따른 각종 개발사업과 헬스케어타운내 녹지병원 조성계획은 '영리병원'이라는 논란 속 반발에 부딪히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정마을과의 갈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으며, 그가 내세운 '협치'는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역풍을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 1년이다. 새로운 시작과 변화에는 어김없이 고통이 따른다.

원 지사는 "모든 일에는 비판과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고칠 게 있으면 지금이 적기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이 이뤄지는 지금이 제주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고 신성장 동력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라 말한다.

<뉴스제주>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제주사회를 말하다'를 주제로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어 가는 책임자들과 이를 바라보는 시민사회 논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 중 이번 지면에는 취임 2년차를 맞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시하는 제주도 청사진을 담았다.

다음은 질의응답.

■ 지난 7일부터 첫 도정 감사를 받고 있다. 제주도지사로서의 1년 어떻게 평가하나

울퉁불퉁한 땅을 고르고 다지는 시기였다. 모든 일에는 비판과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도 여러 가지 해묵은 과제들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어서 보람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감사는 최대한 투명하고 민낯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위원회의 감사만 봐도 이렇게 센 강도로 진행된 적은 없었을 것이다. 고칠 게 있으면 지금이 적기다.

■ 도정 2년째 구상의 핵심은 무엇인가

난개발, 대규모 투자 사업, 관행적인 건설문화, 카지노 운영원칙, 감귤 과잉생산, 농지투기와 변질, 저가 관광 등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경제 생태계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해마다 1만 명 이상 늘어나고 있는 인구는 새로운 활력소다. 지금이 제주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고 신성장 동력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특히, 제주에서 시작되고 있는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우리나라의 미래산업의 모델이 될 것이다. 제주의 뿌리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 1차산업, 문화 부문은 퀄리티를 높이고 콘텐츠 발굴, 다양성과 고부가가치에 중심을 두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제주의 관문이 더 커져야 한다. 제주 공항과 크루즈 신항 인프라 계획을 가시화하는 것이 올해 주력해야 할 과제다.

■ 지사께서 추진하는 제주관광 전략 중 몇 가지 꼽는다면

우선, 찾기 쉬운 섬으로 만드는 것이다. 공항과 크루즈 항구를 비롯한 제주의 인프라 시설 확충, 관광 콘텐츠 확충이 시급하다. 시진핑 주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해외관광객이 1억2천만 명인데, 5년 안에 5억 명으로 늘려 관광산업을 활성화 하고 중국인들의 식견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작년에 약 300만 명이 다녀간 제주도 이를 대비해야 한다. 이와 같이 트래픽을 활용할 수 있는 복합에어시티 개념의 제주공항과 신항 인프라가 갖춰지면 제주는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질 수 있다. 대형 복합 리조트 건설도 다양한 관광유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크루즈항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1곳을 운영할 거다. 다음으로, 관광의 질과 내용이 중요하다.

특히, 친절과 질서라는 기초문화부터 투자를 통해 제주의 가치가 커지는 단계로 가야 한다. 오래 머무르며 체험하고 먹고 즐기는 건강과 휴양, 레저, 교육 등의 2차적 라이프스타일이 이루어져 감동과 만족을 주는 관광을 키워야 한다. 요즘 주목하는 분야는 셀러브리티관광이다.

스페인의 마요르카, 미국의 마이애미를 비롯해 모나코 등은 유명인사가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인데, 유명인사들이 오고 관광객이 함께 따라오는 그런 흐름이 만들어지면 프리미엄 관광이 더 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에서 최근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관광과 이와 관련한 인프라 확충 방안은

제주는 자연, 문화, 관광, 콘텐츠 분야에서 많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이주민, 귀농귀촌, 기업이전 등이 확산되면서 문화와 경제 창조 공간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제주에 ICT를 문화와 관광에 접목해서 세계 최고의 ‘스마트관광 섬’으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와 제주도의 기본 복안이다. 현재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스마트관광 기반을 구축해서 관광의 질적 내실화를 도모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비콘(위치정보송신기)을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통 동문시장은 핀테크 거리로 조성해 카카오 페이 간편 결제와 옐로우아이디 등록을 통한 O2O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 제공, 중문관광단지에서 가까운 쿠폰과 관광정보를 발신하여 현장구매를 촉진하는 등의 다양한 스마트관광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도기를 거쳐 제주도 전 지역을 스마트관광 플랫폼으로 구축해나가려고 한다.

■ 해양수산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현재 추진상황과 향후 방안은

솔직히 그 이상도 가능하다. 제주바다가 우리나라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또 크루즈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선해서 크루즈 산업 1조원, 또 전통적인 수산업 1조원 이상 규모로 키우는 것이 1차적 목표다. 이를 위해 수산물의 안전성 및 수출경쟁력 강화, 지역경제 기반이 되는 크루즈 산업육성, 세계 수준의 항만 개발 등 3대 전략 목표를 세웠다.

제주항에 입항한 크루즈가 올해 242회 60만 명이다. 강정까지 개항되면 연 1천회 이상의 크루즈 기항도 가능하다. 물류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10만 톤급 이상 4척과 4만 톤급 이하 9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제주신항 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산업은 품질, 가공, 수출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부가가치 높은 쪽을 공략해야 한다. 한중FTA 대비, 수산물의 안정성과 품질인증 등을 통한 소비자 신뢰 회복, 수출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대표 농산물인 감귤을 비롯한 농업 활성화 방안은

FTA, TPP 등 시장개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 수준의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 큰 틀에서 프리미엄 농업, 또 관광과 가공식품, 수출이 맞물린 6차산업화로 가야 한다고 본다. 품질, 유통뿐 아니라 농업현장의 의식까지 3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제주에 투자한 중국기업과 손을 잡고 중국 프리미엄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특히 원물에 몇 배의 부가가치를 입히는 제조업, 특히 식품과 화장품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편법으로 농지를 매매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강력한 농지기능 관리강화 방침을 정했고, 안정적인 농업생산량 조절을 위해 불법적인 초지 전용에 대해서도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해서 ‘제주 농업, 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지역개발사업, 식품가공산업, FTA 대응, 통합관리체계 마련, 제주형 농산물가격안정제도 등 농업의 가치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농업 전반의 혁신 내용을 담고 있다. 청정한 농업에서 연결되는 파생산업도 키우고 있다. 숙제가 많지만 메이드 인 제주(made in jeju) 하면 물량이 부족해서 못 파는 시점이 오도록 하겠다

■ 최근 제주도에 중국자본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국민들은 중국자본이 제주도를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데

그렇다고 ‘쇄국’을 할 수는 없다. 우리 제주는 최대한 청정한 제주자연을 지키고 투자부문 사이에 어느 정도의 균형을 이뤄 미래의 발전에 맞는 투자를 받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투자정책을 펴고 있다. 제주경관을 훼손하고 난개발이 우려되었던 드림타워나 제주신화역사공원 사업 같은 경우에는 과감하게 새로운 조건을 제시해서 관철시켰다.

중요한 것은 제주의 정체성,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제주도는 제도와 상식에 입각해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지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제주에서 중국자본의 토지소유 면적은 약 0.47%다. 반면 국내기업과 외지인들의 소유 면적은 30% 이상으로 추산된다.

제주도만 노력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턱대고 중국자본 안 된다고 하지 말고, ‘환경기여금’ 같은 제도 도입을 통해 제주의 가치, 제주의 모습을 보전하려는 실천 속에서 제주의 땅을 어떤 식으로 지켜나갈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녹지병원 사업계획 제출 이후 '영리병원' 논란이 제기됐다.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도 잇따랐다. 이에 대한 입장은

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설 병원은 정확하게 외국인 투자병원이다. 2006년 제주특별법에 외국법인이 외국의료기관을 개설을 허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도입되었고, 그에 따라 행정절차를 진행중인 의료기관이 녹지국제병원이다.

외국인 투자병원은 현재 국내 건강보험 체계로 운영되는 비영리병원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제주도에서는 내국인 영리병원은 철저하게 막을 것이고 우리나라 투자자가 외국인 투자병원을 이용해서 사실상의 내국인 영리병원을 편법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전, 사후 관리를 통해 규제해 나갈 것이다.

■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주도와 북한의 교류를 위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미 체제 대결은 끝이 났다. 세계 어느 누가 북이 한국보다 더 잘 살고 자유롭다고 이야기하나? 그리고 북한이 개방을 하도록 하는 일을 다른 나라가 주도적으로 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 비판할 것은 냉정하게 비판해야 하지만, 그래도 같은 민족이라는 따뜻함은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자세로 남과 북이 지속적인 교류사업, 협력사업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제주는 그동안 ‘비타민 C 외교’로 불리는 제주감귤북한보내기사업 등 다양한 대북교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중단된 감귤보내기운동의 부활,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사업, 한라산과 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사업, 제주-북한 연계 크루즈 라인 개설, 북측 인사의 제주포럼 초대 등을 제안한 것이다. 북한 쪽에서도 우리와의 교류협의 테이블에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 제주공항 확장을 위한 정부 용역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벌써 공항기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하루가 급하다. 교통의 관문을 키우게 된다면 곧 제주가 두 배로 커지고 경제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오는 11월 국토교통부에서 발주한 용역 결과가 나온다. 위치, 비용, 규모 등 건설 방식 전반에 대한 용역이 확정되면 최단 기간에 착공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 제주도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입체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

■ 이번 전기차 육성 중장기 로드맵 확정의 의미와 100% 전기차 대체의 기대효과는

제주는 세계적으로도 앞선 전기차 선도도시다. 하지만 전기차 정책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로드맵이 없었다. 이에 따라,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제시하고 체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 전기차 100% 전환과 연관 산업 육성 등을 위한 15년부터 30년까지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 계획은 정부의 전기차 보급정책, 산업육성정책 등과 연계해서 수립된 계획으로 전국에서 최초로 수립되는 전기차 정책에 대한 종합계획이며, 전기차의 전 주기 라이프 사이클인 보급, 이용, 재사용, 가치확산을 반영한 계획이라는데 매우 의미가 크다. 제주도는 전기차 보급을 통해서 온실가스 감축과 청정 제주로서의 글로벌 제주 브랜드 가치 향상, 연관산업육성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새로운 정치실험으로 내세웠던 협치가 여전히 모호하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협치는 과거에 관료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서 현장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민간을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시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찾고 반영하는 것은 행정의 의무다. 감귤 구조조정, 신항개발,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과 같은 분야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이고 도민사회에 생소한 감도 있어서 쉽지만은 않다. 지난 15일 출범한 예산제도개혁협의체가 생각이 달라도 서로의 차이를 좁혀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협치의 가속도가 더 붙을 수 있다. 협치는 새로운 정치실험이다. 하는 만큼 하는 거고, 가는 것만큼 가는 것이라고 본다. [뉴스제주-최연주 기자]

[뉴스제주 창간 9주년 축하메시지]

뉴스제주 창간 9주년을 축하합니다!

먼저, 도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건강한 여론과 정책대안을 제시해 주시는 뉴스제주 남우엽 대표이사님과 임직원, 기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땀방울이 모여 창간 9주년이라는 소중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도민신뢰를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제주는 최근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변화와 발전에 따라 중국, 공항과 항만 인프라 확충, 감귤혁신, 전기차, 이주민 등 이전에 없던 새로운 과제들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도민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나갈 때 이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생태, 환경, 문화, 평화 등이 어우러진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제주가 이끌어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서로 다른 사람과 집단,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며 끌어안는 포용력과 새로운 가치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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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주 창간 9주년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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