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래쉬메탈 씬 주도하며 어느덧 4집 발매

음악은 역시 라이브(Live, 실황)다. 라이브로 들어야 제 맛이다.

그런데 좋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청각세포의 온 신경을 집중해 음악을 들어봤는가. 같은 곡이라도 집중해서 들을 때면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킬 만큼 신선하다.

허나 그렇게 듣는 재미도 감동을 선사하지만, 뮤지션들이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와 관객들의 호응이 어우러진 실제 라이브 무대만큼 감동을 선사하진 않는다.

그래서 마니아들은 살아있는(라이브) 음악을 선호한다. 직접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기타와 드럼, 보컬이 내지르는 사운드의 향연 속에서 관중들은 열광한다. 무대와 객석 사이의 간격이 가까울수록 그 시너지는 더욱 강렬해진다.

▲ 메써드(Method) 멤버, 왼쪽부터 김효원(베이스), 김재하(리드기타), 김완규(드럼), 우종선(기타·보컬). ⓒ뉴스제주

국내 인디메탈 음악계 중에서 스래쉬메탈 영역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메써드(Method, 리더 김재하)가 지난 14일 제주시내 한 클럽에서 강력한 샤우팅을 내지르며 공연을 선보였다.

메써드의 이번 제주공연은 처음이다. 해외 공연도 여러 차례 해왔다는 분들이 제주에 이제야 오다니! 메써드의 이번 공연은 지난 7월 첫 치러진 타운형 페스티벌 ‘시티비트(City Beat)’의 두 번째 무대로 참가해 이뤄졌다.

타운형 페스티벌은 서울 홍대서 매년 개최되는 잔다리(Zandari) 페스티벌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는 인디음악 축제다. 잔다리 페스티벌엔 무려 200여 이상의 국내외 인디뮤지션 팀들이 참여한다. 이 많은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서 공연할 수 없으니, 서울 홍대 20여 곳의 클럽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펼쳐진다.

이번 11월 14일 제주에서 개최된 두 번째 시티비트엔 메써드를 비롯해 제주도에서 메탈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는 비니모터와 인디 음악계에 혜성같이 나타나 돌연 은퇴했다가 다시 복귀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피터팬컴플렉스 등 20여 이상의 팀들이 참여했다.

이 중 최근 4집 앨범을 발매하고서 첫 단독공연과 EBS <공감> 출연, 조만간 있을 미국 공연을 앞둔 메써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난 14일 제주에서 첫 공연을 가졌던 밴드 메써드(Method). 메탈 음악엔 헤드뱅잉이 빠질 수 없다. ⓒ뉴스제주

메써드는 지난 2002년에 리더 김재하와 그의 친구 김효원이 만나 결성한 스래쉬메탈(Thrash Metal) 밴드다. 초창기엔 5명이었으나 지금은 멤버 교체가 이뤄져 4인 체제로 굳어졌다. 2006년에 <Survival Ov The Fittest> 1집을 발매하면서 데뷔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스래쉬메탈을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해버렸다.

메써드는 강렬한 기타리프와 호쾌한 드림비트, 스래쉬메탈에 적격인 그로울링 보컬까지... 국내 메탈씬에서 이런 밴드가 있었나 싶을 정도의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허나 인디음악계의 현실이 다 그러하듯, 이들은 음악에만 온전히 몰두하면서 살아갈 수 없는 직장인들이다.

밴드의 리더인 김재하(40, 리드기타) 씨는 기타로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절친인 김효원(40, 베이스) 씨는 음악학원 원장이며, 우종선(36, 보컬·기타) 씨는 IT업체 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밴드의 막내인 김완규(30, 드럼)만 음악하는 일을 온전히 전문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매일같이 연습실에 모여서 서로 맞춰보고 곡 작업을 진행할 여력이 부족하다. 보통 매주 금, 토, 일에 만나 연습하곤 하는데 이젠 어느 정도 개인기량이 갖춰진 실력이다 보니 일을 하면서도 충분한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0순위는 밴드라고 말하는 김재하 씨는 밴드 활동을 위해선 모두가 스케줄을 조율할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그들에게 물어봤다. “어떤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생각하나”.

김재하 씨는 “헤비메탈이라는 장르에 좀 더 익스트림한 쪽이다. 좀 더 빠르고 좀 더 헤비하고 좀 더 멜로딕한, 특히 이번 4집 <Abstrack>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이번 앨범은 전작과 달리 실험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고 귀띔했다.

‘방법’이라는 뜻을 가진 ‘Method'엔 어떤 의미를 담았길래 밴드명을 이렇게 지었을까.

김재하 씨는 “영단어의 뜻 그대로, 밴드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한 2002년부터 끝없이 연구하고 찾아가는 음악에 대한 방법을 찾아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론가 분들도 저희를 두고 진보적이고 최근 트랜드를 많이 반영하면서 헤비메탈을 진화시켜 나가는 팀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며 직접 자신의 밴드를 소개했다.

보통 밴드에서 작곡을 하는 사람이 리더를 맡는다. 김재하 씨 역시 작곡을 맡고 있는데, 최근엔 프로그레시브적인 성향을 내려고 재즈부터 클래식 등 온갖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끝없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메탈에 대한 선입견, 그것을 대중들이 소화해낼 수 있도록 하지 않고서 자기 길만 간다면 팬층이 얇아질 수밖에 없다”며 “하고자하는 것과 들려줘야 하는 것과의 사이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연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최근 발매한 앨범에서 이를 더 부각시키고자 했다고 말한다.

김 씨는 “사회엔 딱히 떨어지는 정답이 없다. 이렇게 추상적인 세상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데서 앨범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며 “세상에 대한 정의, 진부한 얘기일수도 있는 사회의 모순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메써드(Method). ⓒ뉴스제주

#21일 서울에서 첫 단독공연을 갖고, EBS <공감>에도 출연한다는데...
4집 타이틀을 내세운 공연이다. 준비기간이 굉장히 길었는데, 공연 러닝타임이 3시간이다. 목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체력관리가 뒷받침돼야 공연을 온전히 치를 수 있다.
다행히 이번 4집 앨범에 대한 반응이 좋다. 물론 국내 가요계에선 보잘 것 없을수도 있지만 국내 메탈씬에선 우리가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을만큼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아 흡족하다.

EBS <공감>엔 16일에 출연해 촬영했다. 섭외가 들어와서 촬영하게 된 것인데 이것도 앨범에 대한 평이 좋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원래 공연 스케줄이 12월에 해야 했었는데 방송국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줘 이번에 촬영하게 됐다. 방송은 12월 3일에 나가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공중파 방송이다보니 그동안 조용한 음악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번엔 쎈 음악들로 꾸며질테니 나름 신선한 방송이 될 것이다.

#가사를 영어로 쓰고 부르는 이유가 있나
물론 특별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하는 음악이 서양음악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다. 우리의 목표 중 하나가 세계 투어를 도는 거다. 우리 음악으로. 그래서 가사를 영어로 쓰고 부르는 이유다.

영어 가사는 특히 해외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렇게 해서 아시아에선 웬만한 곳엔 투어를 갔다 왔고, 대만에선 전국 투어도 진행했었다. 한 10년 전 홍콩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현지서 만난 고3, 대학생들과 아직도 SNS를 통해 교류를 할 정도다.

미국에서의 공연은 진행 중인데, 만일 하게 된다면 당연히 메탈의 고향인 시애틀에서 하고 싶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도 괜찮을 것 같다.

#닮고 싶은 아티스트, 국내 메탈계에선?
처음엔 메가데스(Megadeath)처럼 해야지 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것보다는 우리가, 메써드가 후배들에게 어떤 팀이 될 것이가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다. 국내 메탈 밴드 중에선 크래쉬를 가장 좋아하고, 추전해주고 싶은 후배 밴드는 ‘메타모포시스’가 있다.

후배들에게 전해주고픈 말은 너무 쉽게 유행따라 트랜드화 된 음악을 쫒아선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래 롱런하려면 메탈의 정통성 기반을 다지고 시작해야 한다. 35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는 아이언메이든(Iron Maiden)만 봐도 알 수 있다.

메써드 역시 앨범 만드는 일에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보다 더 나은 상황을 조성하려면 부지런히 앨범을 만드는 것만이 밴드의 진정성이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제주서 개최되는 음악축제에 참가할 수 있다면 반드시 다시 또 내려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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