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영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 농학박사

▲ 홍순영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 농학박사. ⓒ뉴스제주

감자 품종은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미’ 품종, 제주는 ‘대지’ 품종이 90%이상 차지한다.

‘대지’는 일본에서 육성하여 ‘대지마’라는 이름으로 70년대 제주에 도입됐다. 자람세가 좋아 제주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한 품종으로 그전에 재배했던 ‘남작’ 품종을 몰아내고 지금까지 제주에서 부동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한정된 재배면적 때문에 연작을 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더뎅이병 발생이 많아 상품성이 떨어져 해마다 감자 재배면적은 감소추세다. 제주에서 2005년 6,000㏊이던 것이 2014년에는 1,800㏊까지 감소했다.

우리나라 시험장에서도 ‘대지’ 품종을 대체할 품종(추백, 추동, 추광 등)들을 새롭게 개발했지만 제대로 뿌리를 내려 보지도 못했다. 최근에는 제주농업기술원에서 ‘제서’ 품종을 개발했다.
타원형으로 모양도 좋고 더뎅이병에 강한 ‘제서’는 수량이 다소 떨어지고 열매가 갈라지는 열개(裂開)현상이 발생하여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하고 있다. 그리고 ‘탐나’라는 새 품종을 만들어 지난해 특허출원 했다.

지난해 봄 재배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고 다시 가을 재배를 하여 올 1월에 대정과 구좌지역에서 현장평가회를 실시한다.

신품종 ‘탐나’는 중만생종으로 1년에 2번 재배가 가능하다. 줄기 길이는‘대지’보다 크고 생육이 양호하며 비료를 적게 줘도 잘 자란다. 덩이뿌리 모양은 둥근형으로 표면이 매끄럽고 눈 깊이가 얕다. 특히, 더뎅이병에 대한 저항성이 높고 가공특성이 양호하여 식용과 가공용으로 가능하다.

농업기술원은 ‘탐나’ 품종을 재배, 비료, 병해충, 가공, 유통을 종합하는 기술 연구도 병행 하고 있다. 새로운 감자 품종을 농가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조직배양하고 어린모를 수십 차례 증식 배양한 후 수경재배를 하여 미니씨감자 기본종을 만들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감자재배농가들이 새 품종 현장평가회에 참여해서 장단점을 파악하고 재배의향을 표출해야만 내년에 충분한 감자종자를 공급할 수 있다.

농사는 농업인이 짓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품종을 만들어도 농업인의 마음에 안 맞으면 필요가 없다. 따라서 현장 참가자의 목소리가 농정과 농업연구, 종자생산에 반영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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