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임태훈 기자 = 메이져리그 진출을 위해 '2015 메이져리그 윈터미팅' 참석 후 귀국한 이대호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5.12.13. taehoonlim@newsis.com 15-12-13
왼손투수에 약한 린드, 주전 경쟁 기회 있어

【서울=뉴시스】정성원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이대호(34)에 대해 현지 언론은 냉정한 전망을 내놨다.

시애틀 구단은 4일(한국시간)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그를 포수 스티브 레루드와 함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합류시킨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대호의 소식을 전하며 "왼손타자 1루수인 아담 린드의 플래툰 파트너를 찾는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의 탐색망이 국제적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는 우리에게 1루수 부문에서 또 다른 우타 경쟁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간 CBS스포츠는 "이대호는 짧은 플래툰 타자 생활 끝에 주전 경쟁에서 승리할 것을 원하며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플래툰 시스템이란 상대 선발투수에 맞춰 출전 선수를 달리 내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대호에 대한 현지의 평가는 주전 경쟁 대상자가 아니라 왼손투수용 플래툰 타자였다.

이마저도 원래 린드의 파트너로 꼽혔던 헤수스 몬테로와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전경쟁에 앞서 백업경쟁부터 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러나 시애틀의 지명타자 자리는 지난해 44홈런을 때린 넬슨 크루즈가 주인이다. CBS스포츠가 뽑은 올 시즌 지명타자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다.

FILE - In this Sept. 11, 2015, file photo, Milwaukee Brewers' Adam Lind trots around the bases after hitting a homerun during a game against the Pittsburgh Pirates, in Pittsburgh. The busy Seattle Mariners have acquired first baseman Adam Lind from the Milwaukee Brewers for three young minor league pitchers. The team announced the trade Wednesday, Dec. 9, 2015, at the winter meetings. (AP Photo/Fred Vuich, File) 16-02-04

현실적으로 이대호가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곳은 1루다. 당장은 스프링캠프에서 백업 경쟁에서 승리한 이후 왼손투수용 플래툰 타자로 개막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1루수 아담 린드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애틀로 트레이드됐다. 빅리그 10시즌 통산 타율 0.274에 166홈런 606타점을 때려낸 강타자다.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지난 시즌 린드는 타율 0.277(502타수 139안타) 20홈런 87타점으로 준수한 기록을 냈지만 자세히 보면 문제가 있다.

우완 투수를 상대할 때 그는 타율 0.291(398타수 116안타)로 준수한 타격실력을 뽐냈지만 왼손잡이에게는 0.221(104타수 23안타)로 턱없이 약했다. 왼손투수에게는 시즌 내내 단 1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다.

일반적인 왼손타자보다 왼손투수에 더 약하다. 구단 입장에서는 반드시 플래툰 타자를 고려해야 하는 선수다. 이대호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린드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다면 충분히 주전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마치고 "스프링 캠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서 팀에서의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현지의 냉정한 평가를 이겨내고 백업 선수를 넘어 주전 선수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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