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의 여왕다운 아름다운 절경과 운치
하지만 행정의 무관심으로 부실시설과 환경적 문제 드러나

8월 마지막 주, 제주지역 주민소환 등 각종 굵직한 현안으로 미루어왔던 다랑쉬 오름등반을 무거운 몸을 달래면서 향했다.

출발 전의 침대에서의 달콤한 휴식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나온 길.

달리는 차속에서 어느 사이에 다가온 가을의 정취와 산들바람의 향기에 취해 한번의 후회도 없이 달려간 곳.

제주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아름다우면서 도도함의 상징 '다랑쉬오름'


그날 오름을 찾아간 날은 맑은 날이긴 하나, 바람이 다소 불어 주변에서 불어온 먼지와 부유물들이 공기 중 잔재로 인해 자연경관이 고즈넉하고 여왕다운 품위로 유명한 다랑쉬오름의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자세하게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8월이 끝나가는 날씨에도, 그래도 더운지 얼굴과 몸에서는 마치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고, 가져간 마른 수건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물수건이 되어 짜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다가, 거구의 몸으로 인해 너무나 심신이 지쳐 무심코 주변을 바라보면 이름을 알 수 없는 신기한 꽃들과 힘내라는 듯한 주변 새들의 시끄럽게 재잘거리는 응원소리에 다시금 힘을 내어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다소 시간이 걸려서 도착한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을 즐길 사이도 없이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몸에 잔존해 있는 땀을 고맙게 차분히 식혀주는 오름바람, 그리고 지친 몸과 마음을 언제 그랬느냐는 듯히 단번에 날려 버리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기어코 아름다워서 보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적인 황홀한 주변경관......

하지만 이러한 눈과 촉각, 청각의 즐거움보다 기자의 마음속에 따뜻함의 온기가 강하게 밀려오는, 그런 기분 좋은 것은 매번 오름을 오를때마다 느끼는 서로 간에 인사말 나누기.

오름을 등산하면서 안면도 없는 사람들과 같은 하늘아래 같은 길을, 그리고 같은 오름을 공유한다라는 이유만으로 도심속에서 찾아볼수 없는 "안녕하세요"라는 서로 간에 친밀한 인사와 미소......

많은 시간을 도시에서 지내면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이러한 모습이 자연속에서는 자연스럽다. 누군가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때의 기자의 느낌을 공유하고자 사진을 올려 본다.

사진을 보면서 다시금 그 감동을 느껴보기에......

그러나 아름다운 오름을 등반하면서 내려오는데 너무나 아쉬운 모습에, 기자가 아닌 제주 오름을 오르는 자연인인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안전시설물을 만들어 탐방객들이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폐타이이어아 안전버팀줄, 미끄럼 방지라인을 만들어 놓은 것은 아주 좋게 평가하지만, 그러나 조성해 놓은 이후 관리가 안되어 줄이 중간에 끊겨져 있었고, 버팀줄마저 끊겨 있어 이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아 보여 조속한 재시공이 필요해 보였다.


또한 오름내에 만들어 놓은, 쉬는 공터 주변에 각종 쓰레기와 오물들......

환경보호 표지판을 비웃는 듯이 바로 옆에 모아져 있는 쓰레기들.

다랑쉬오름은 오름을 오르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경치의 시각적 즐거움을, 아름다운 선율의 새소리와 함께 맑은바람의 청각적 즐거움을, 짠 맛의 땀과 어울려져 공기중 혓바늘속에서 살짝 터지는 미각적 즐거움을, 이름을 알수 없는 꽃내음과 함께 멀리서 불어오는 봄내음의 후각적 즐거움을, 봄바람과 더불어 봄기운이 손가락을 타고 전해져 오는 촉각적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오름으로부터 얻는 신체오감의 즐거움에 오물과 쓰레기로 답례를 했다는는 사실에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행정당국의 새심한 관심과 관리, 그리고 오름을 오르는 오름지기들이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인식, 그리고 오름에 대한 예의정도는 지켜주었으면 한다.


<참고> 다랑쉬 오름이란?

해발 382.4m, 높이 227m, 둘레 3,391m, 면적 80만 464㎡로, 제주특별자치도 구좌읍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비자림에서 남동쪽으로 1㎞ 떨어진 지점에 남서쪽의 높은 높은오름(405.3m)을 빼고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이 솟아 있다.

도랑 또는 달랑쉬로도 불리는데 산봉우리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로는 대랑수악(大郞秀岳)·대랑봉(大郞峰)·월랑수산(月郞秀山)·월랑수(月郞岫) 등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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