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몽준-정운찬 ‘빅3’에 이재오-김문수 등 가세하는 형국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2기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를 발탁하면서 여권의 차기 대권가도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당정청(黨政靑) 쇄신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대통령실 정정길 실장체제와 정운찬 내각,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체제 등 ‘3정체제’가 구축되고 여권에선 잠재적인 대권주자 9인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앞으로 물밑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정 총리후보의 등장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체제가 와해되고 박근혜, 정몽준, 정운찬의 ‘빅3’에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차차기 리더로 거론되는 원희룡 의원, 국회 외통위원장 박진 의원도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10년전 신한국당 대선경선에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해 9룡이 각축전을 벌였듯 또다시 ‘9룡의 시대’가 재연되는 느낌”이라며 “새로 정운찬 총리후보가 등장함에 따라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박근혜-정몽준-정운찬 등 ‘빅3’간 위력적인 행보가 예상된다”면서 “이재오, 김문수 등 나머지 주자 5명 역시 만만치 않은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우선 빅3의 향후 행보가 정가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여당의 집권기반인 TK(대구-경북)지역맹주인 박 전 대표와 박희태 대표의 양산재선거 출마로 당권을 확보한 정 최고위원에 실력과 비전을 갖춘 총리로 거론되는 정 후보자 등의 실력대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당장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 선진화를 비롯해 세종시 건설 및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주요 현안들을 놓고 팽팽한 긴장 속에 견제와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재보선 및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9룡들간 합종연횡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선 해묵은 친이-친박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양대계파간 ‘1대1’ 대결구도가 주자별로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 견해 역시 많다.

더불어 정가에선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걸어왔던 박 전 대표가 올 정기국회부터 새롭게 등장한 경쟁자들에 맞서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 상황관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내외 이미지와 조직력, 대중적 인지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차기 대권가도에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 차기대표나 정 총리 후보자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업적을 낸다면 낙관할 만한 처지는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미디어법 파동’이후 하락세를 나타내는 박 전 대표가 지지율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여권에서 활동하는 여타계파에 비해 친박계의 높은 충성도와 TK(대구-경북)지역의 지지기반이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정치권은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속적인 대립각을 세우느냐. 협력관계로 전환하느냐’ 여부에 따라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한편 친이계의 실질적 리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당무복귀가 주목을 끄는데 최근 은평을 재선거 가능성이 제기돼 상황이 변했지만 그가 복귀하면 대권경쟁엔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이 전 최고위원이 박희태 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복귀할 수도 있지만 무리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대신 내년 전당대회를 통해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은평을 재보선이 우선일 것 같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9룡들’의 물밑경쟁의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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