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주년 4.3희생자 추념식, 3일 4.3평화공원서 봉행
황교안 국무총리 "제주의 4.3정신이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게 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불참했지만 황교안 국무총리와 여·야 정당 각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제68주년 4.3희생자 국가추념식이 3일 4.3평화공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추념식은 이른 아침 오전 7시 30분부터 식전 제례가 이뤄지면서 시작됐다.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행사는 그대로 야외에서 진행됐다.
식전행사는 오전 9시 10부부터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전개됐다.
성철스님 외 15명, 정성만 교구장 외 9명, 이승범 목사 외 2명, 김창훈 제주교구 총대리 신부 외 11명 등 불교와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에서 종교 집전의례가 거행됐다.
이어 가사가 다른 4.3추모곡 <빛이 되도서> 2곡과 <섬의 연가>가 제주도립제주합창단에 의해 불려졌다. 제주도립무용단과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해병대 제9여단 군악대도 함께했다.
오전 10시부터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4.3영령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황교안 국무총리의 헌화 및 분향에 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이문교 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분향에 나섰다.
양윤경 유족회장과 원희룡 지사가 이날 참석한 제주도민들에게 인사말을 건내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추념사로 이어졌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4년에 국가추념일로 지정해줘서 유족들의 자존심을 지켜줬지만 올해 추념식에 참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후일에라도 꼭 참석하길 간청드린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추념식에서 4.3해결의 3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며 "이에 따른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고, 올해 안에 3단계 사업을 마무리짓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제주에서 보여준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이 우리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제주도민의 관용과 통합의 노력이 우리 사회를 따뜻한 공동체로 만드는데 훌륭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황 총리는 "정부에서 제2공항과 제주신항만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제주도민들도 지혜와 역량을 모아달라"고 당부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구성지 의장은 추념식 인사말을 책자로 대신하면서 "더 이상은 제주4.3희생자 재심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난해 전국청소년 4.3문예공모전에서 시 부문 대상을 수상한 대정여자고등학교의 김다미 학생(1학년)이 <제주의 기억>이라는 추념사를 읊었다.
공식 행사가 끝나자마자 4.3 영령들이 눈물을 흘리듯 줄기찬 비가 쏟아졌다. 지난해와 그 전년도에도 비가 내렸었다. [뉴스제주 - 김명현, 박길홍, 우장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