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학생들 인조잔디 충진재 놀이도구로 이용
도교육청 권고만으론 한계...일선학교서 적극적인 교육 이뤄져야

▲ 제주 00초등학교의 체육시간, 인조잔디 충진재를 가지고 논 아이의 손이 새카맣다. ⓒ우장호 기자

학교현장에서 우레탄 트랙 안전교육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 아이들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3월 29일 도내 일선학교에 ‘학교운동장 우레탄트랙 관리 및 안전교육 실시’ 공문을 발송, 트랙 관리와 안전교육을 당부했다.

공문에 따르면 체육시간 등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우레탄 트랙 위에 앉지 않기 ▲체육활동 후 손 씻기 ▲트랙 위에서 지나친 운동 금지 ▲우레탄 트랙 파손 부위 접촉 금지 등의 안전교육을 수시로 실시토록 권하고 있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전체 학교에 대한 공문 발송을 통해 안전교육 실시를 권고 했으며, 그 실시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학생들에 대한 학교 운동장 위해성 교육은 전부 실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 00초등학교의 체육시간 활동을 관찰한 결과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 인조잔디 위에 얼굴을 대고 누워있는 가운데 체육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우장호 기자
▲ 인조잔디 충진재는 아이들의 놀이도구가 되고 있었다. ⓒ우장호 기자

어린 학생들은 인조잔디 또는 우레탄 트랙에 눕거나 앉아 유해성 의심 물질로 밝혀진 충진재를 도구삼아 놀이를 시작했다.

몇 몇 학생들은 손바닥이 까맣게 되도록 충진재를 비비고, 얼굴을 인조잔디에 대고 누워있는 행동을 보이는 등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같은 행동을 하는 가운데 이를 제지하거나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광경은 볼 수 없었다.

00초등학교 관계자는 “지난 2008년도에 실시한 인조잔디 유해성 검사 실시 결과 기준치 이하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면서, “지난 3월 도교육청의 공문에 따라 학교운동장 안전교육을 수시로 실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우레탄 트랙 위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트랙을 맨손으로 만지며 놀고 있다. ⓒ우장호 기자

그러나 학생들의 생각은 달랐다.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0명이 넘는 학생들 모두 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우레탄 트랙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의 질문에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왜 우레탄 트랙이 위험해요?”라고 반문했다.

환경부는 3월 22일 서울과 수도권 초등학교 30곳의 운동장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의 중금속 실태를 조사했고, 트랙 25곳 가운데 13곳에서 한국산업표준 기준치를 넘는 납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제주도교육청에서는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학교운동장 유해성 알리기에 나섰지만 일선학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는 사이 우리 학생들은 발암물질로 분류된 유해성 시설에서 체육수업을 받으며 뛰어 놀고 있어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일선학교의 자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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