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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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최근 제주시 애월읍 공동주택 인허가 비리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파장이 점차 커지는 형국이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비리만 봐도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라 도민사회 내 충격의 여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질서를 망각한 한 건설업자가 사업 시행자로부터 검은 돈 수천만 원으로 해당 공무원들에게 인허가 로비를 한 상황 속에서, 몇 몇 공무원들이 인허가 비리의 다리에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번 비리에 관여한 관련부서 공무원은 공정한 점검과 신의를 진행해 나가야 하는 건축계획심의위원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며 원활한 통과를 부탁했고, 결국 해당 건축물은 비공식 라인을 통해 통과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블랙 커네션'건축물 라인에 주축이 된 공무원들은 인사를 해당 업자에게 청탁한 정황도 드러나 도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런데 업자에게 인사 청탁한 일부 공무원들의 신분이 올 초 단행된 정기인사에게 일치하는 상황이 경찰조사에서 드러나면서 이런 '블랙 커넥션'이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이 아닌 사실로 밝혀지면서 파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블랙 커넥션'이 공직 내 어느 정도 깊게 그리고 넓게 이어지는지 여부에 대한 사법기관의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도민들은 강력히 원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확산되자 제주도는 "공직자 금품수수는 없는 것으로 발표됐다"며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공직자간 인허가 부분에 부탁 정황이 드러나,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 감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라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격하게 처리할 계획"이라며 더 이상 논란 확산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았던 사실에 대한 비판과 질타가 이어지자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청탁을 받았다고 해서 후보가 아닌 사람이 승진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제 한 후 건설업자가 인사 청탁을 받은 것은 사실일지 모르지만, (인사 청탁 등으로 인해) 인사결과가 뒤집어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기 때문에 청문조사 등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모든 내용은 감사위원회 조사에 의해 밝혀지고, 그에 따라 엄정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작금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이고 있다.

특히,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남은 임기 내 인적쇄신을 위해 자신의 측근들을 모두 내치는 초강경의 솔선수범 자세를 보이면서 공직기강을 잡으려 했으나, 이러한 의지는 밑이 보이지 않은 블랙 커넥션으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리그에 가려지는 모양새다.

도민들의 혈세를 통해 공직을 이어나가고 있는 공무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도민들의 차가운 시선이 아닌 업자들의 세치 혀와 검은돈이라는 사실이 도민들은 창피하고 부끄럽다.

깊이와 넓이를 가름해 볼 수조차 없는 뿌리 깊은 '블랙 커넥션'의 실체가 이번 기회를 통해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는 점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공직사회의 분탕질을 자초한 이들을 도민사회에서 축출하는 것은 물론, 사법당국의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원희룡 지사가 민선6기 원 도정 출범하면서 능력위주의 인사와 공정한 인사를 통해 제주공직사회 내 인사혁신을 이루겠다고 공헌한 일갈이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남지 않기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노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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