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립 제주시장

김병립 제주시장이 6월을 끝으로 퇴임한다. 김병립 시장이 취임한 이후 제주시는 그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 등 대내․외적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주시는 인구 47만, 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불법․무질서 근절 등 사회질서 확립운동이 ‘2015지방정부 정책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그해 중앙단위 각종 공모사업 및 평가에서 109개 사업에 353억 원을 확보하는 등 지역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였다.

게다가 숨은 물 뱅듸 람사르 습지 등록 및 선흘1리 동백동산 명품생태관광지 선정 등 제주의 환경가치를 높였으며, 향토자원의 6차산업화, 특화된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문화도시 조성사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간 균형발전의 기틀도 다졌다.

그러나 이 같은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도시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추진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특히 쓰레기 발생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시설의 노후화, 장비부족, 수거시스템의 미흡으로 적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다 연 평균 4만5000대의 자동차 증가로 주차난은 물론 심각한 교통 문제발생, 자연녹지 및 관리지역에서의 건축허가 증가에 따른 난개발 문제 등은 아직도 과제로 남아 있다.

▲ 김병립 제주시장ⓒ뉴스제주

■ 퇴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심경은?

담담하기도 하고 그저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2014년 12월부터 1년 6개월간 제주시정을 이끌면서 민선 6기 제주도 정책을 행정시 차원에서 구현하기 위해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했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행정시의 제한된 권한 속에서 시장이 책임지고 할 수 있는 범위는 그리 많지 않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제주시의 규모로 볼 때 주어진 예산과 인력은 턱 없이 부족했다.

의욕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47만 시민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제주도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검토가 이뤄지고 있어서 많은 것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시 구상했던 일들을 다 이루기에는 임기가 다소 짧은 아쉬움은 있으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크게 아쉬운 점은 없다.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쉽거나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제 그런 짐을 벗게 되어 심신이 가볍다.

■ 임기 동안 제주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주요시책은 무엇인가?

최근 제주시는 관광객을 비롯한 유입인구 급증으로 인구 47만 명을 넘어서면서, 급격한 도시 및 사회 환경변화에 대비한 시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첫째는 쓰레기 처리문제 해결이다. 봉개쓰레기매립장이 올해 10월에 포화가 예상되면서 신규 환경자원순환센터가 완공될 때까지 안정적인 쓰레기처리 기반구축을 위해서 가정에서부터 생활쓰레기 감량, 분리배출을 통한 재활용률 향상, 시설‧장비 확충을 통한 수거체계 개선 등 시민불편 최소화에 주력했다.

둘째는 교통 및 주차 난 해소이다. 차량 급증으로 도심지 교통 체증 심화, 주차시설 부족으로 이면도로 불법주차 등 교통정책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선택과 집중의 도로 개설, 주차시설 확충 및 일방통행로 확대, 차고지증명제 조기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 공영버스 운행개선 등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서비스 기반을 구축했다.

셋째는 안정적 택지공급 및 난개발 방지 대책이다. 인구 증가로 인해 택지수요가 늘고 있지만 택지공급은 부족해 자연녹지지역 건축허가 급증 등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 균형발전 및 주거안정 대책 마련을 위해 소규모택지 조성 및 공공택지 개발 타당성 용역 등을 통해서 도정정책과 연계한 균형 있고 안정적인 택지공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김병립 제주시장ⓒ뉴스제주

■ 최근 제주인구가 65만 명을 돌파했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구 증가에 따른 대비책은 무엇이며, 또 이주민을 위한 정책들이 있다면?

현재 서귀포시를 제외한 제주시 인구는 47만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제주도 전체 인구의 약 72%에 해당한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할 때 1만1534명이 늘었다. 국내․외 제주방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제주는 관광, 투자, 기업 등 다방면에서 성장이 증가하며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사회경제적 변화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제주도에서는 올해 2월에 ‘제주미래비전 수립 용역’을 완료했다.

제주미래비전의 핵심가치는 크게 청정과 공존이고, 개발비전, 환경비전, 도시비전 등 각종 계획의 통일성과 미래발전가능성에 대한 전략적 성격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제주시에서도 도시경쟁력 향상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전문가와 협업으로 미래전략수립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인구증가에 대비한 핵심정책과제를 7개 분야로 세분화해 분야별 정책여건 진단 및 분석으로 제주시 미래전략 수립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과제를 발굴했다. 제주도 단위 미래비전 실행계획 수립시 제주시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방향 보완과 새롭게 도입할 사항, 법률개정, 조례 제․개정 사항 등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전문가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미래변화를 예측해 기존 정책·계획에 대해 재검토하고 정책 타당성, 시행 가능성, 파급효과에 초점을 맞춰 제주시 미래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 또한 소통과 협치를 중심 키워드로 삼아 청정과 공존의 핵심가치를 시민과 함께 시정 현장에서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행정업무 추진을 당부했다. 떠나기 전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29대 제주시장으로 1년 6개월 동안 여러분과 동고동락 하다가 이제 여러분과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게 됐다. 먼저 여러 가지로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와 함께 시정발전과 시민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 주신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에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저는 제주시 공무원 여러분에게 고생만 안겨드린 것 같아 송구하기 그지없다. 적은 예산과 부족한 인력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러분은 일당백의 역할로 많은 성과를 일구어 주셨다.

하지만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일 또한 적지 않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의 부족함을 들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페르시아 30만 대군에 맞서 싸운 스파르타 300인의 용사들처럼 우리 제주시 공무원들도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멋진 공직자가 되어주시길 바란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제주시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소중한 인연 영원히 간직하겠다. 그간 대단히 수고 많았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제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제주시 발전을 위해 많은 협조를 해주신 시민 여러분!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 속에 제29대 제주시장직을 대과없이 마치고 퇴임하게 됐다. 그동안 시정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성원해 주시고 협조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제주시장의 중책을 맡아 지난 2년여 동안 ‘꿈과 미래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 구현과 민선 6기 제주도정의 정책을 시 차원에서 실현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너그러이 이해 바라며, 앞으로도 제주시의 발전과 민선6기 제주도정이 성공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 다시 한 번 그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귀하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 드린다.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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