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기획자 이다(異多) 김명수 대표

제주지역의 유일한 락(rock) 축제인 '스테핑스톤 페스티벌(Stepping Stone Festival)이 올해도 어김 없이 관광객들과 도민들을 찾았다.

지난 7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일본 밴드 2개팀을 포함해 총 13개팀이 참여하면서 열기를 가득 메웠다.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은 지난 2004년 제주에서 시작된 인디락 페스티벌로 제주 해변이라는 큰 그림 아래 국내외 밴드들이 노개런티로 참여, 벌써 13회째를 맞으며 제주지역의 대표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뉴스제주>는 제주에서 13년간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는 이다(異多) 김명수 대표를 만나 이 축제와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기획자 이다(異多) 김명수 대표 ⓒ뉴스제주

◈ 올해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먼저 야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축제다 보니 일기에 따른 어려움이 많다. 작년 태풍 찬흠영향으로 실내에서 진행했었는데, 올해인 경우도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을 많이 했다.

늘 이 시기에 일기예보를 주시하는 버릇이 생겼다.(웃음) 다행히 태풍이 빗겨가서 더운 여름을 온몸으로 느꼈던 페스티벌이었다.

◈ 올해 페스티벌을 평가한다면?

올해 페스티벌의 큰 특징으로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제주에서 관심이 꽤 많은 페스티벌을 자리잡은 것 같아 기쁘다.

경찰 추산 1일 6,000명이 페스티벌에 오신걸로 얘기들었다. 나도 놀랐고, 스탭, 마을분들도 다들 놀란 눈치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 늘 무료입장을 고수하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문화를 가까이서 즐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초심 그대로 진행하자는게 이유다.

◈ 그럼 예산 문제는 없나?

어쩌면 최대 고민거리다. 뮤지션들이 노개런티로 페스티벌에 와 주시기에 항공, 숙박, 음식에 더 각별하게 신경이 쓰인다.

개런티가 없는 대신 호스트로써 최선을 다해줘야 한다는 마음이다. 올해는 130명의 스탭이 움직이다 보니 많은 예산이 들었다.

물론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후원해주셔서 작년보다는 조금은 수월했지만 페스티벌의 독립을 위해 좀 더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예를 들면 올해 후원기업으로 코로나 등 대기업에서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너무 상업적이지 않게 그간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움직이고 싶은데, 아직 길이 멀어보인다. 다만 올해 참관하신 분들을 보면서 이런 고민은 조금은 해소된 느낌이다.

▲ 제주지역의 유일한 락(rock) 축제인 '스테핑스톤 페스티벌(Stepping Stone Festival)이 올해도 어김 없이 관광객들과 도민들을 찾았다. ⓒ뉴스제주
▲ 지난 7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일본 밴드 2개팀을 포함해 총 13개팀이 참여하면서 열기를 가득 메웠다. ⓒ뉴스제주
▲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은 지난 2004년 제주에서 시작된 인디락 페스티벌로 제주 해변이라는 큰 그림 아래 국내외 밴드들이 노개런티로 참여, 벌써 13회째를 맞으며 제주지역의 대표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뉴스제주

◈ 왜 함덕해수욕장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나?

사실 13회까지 오면서 제주도 여러곳에서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제주시청, 산천단, 탑동해변공연장 등 그 해 여름이 되면 늘 고민거리였다.

그런데 제주의 색상인 바다와 산을 생각하면서 서우봉 해변이야말로 제주의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에메랄드 바다빛과 푸름의 잔디밭...이것이야 말로 제주다 싶었다. 서우봉해변에서 진행하면서 정말 잘 결정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전국 지차체에서 음악관련된 행사가 많을걸로 알고 있다. 제주의 음악 축제로 자리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

감사하다. 아직 갈 길이 멀뿐이다. 하지만 이번 페스티벌에 '킹스턴 루디스카' 리더 최철욱씨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간 함덕은 해수욕장 혹은 관광지 이미지가 많았는데 스테핑스톤 페스티벌로 인해 음악도시 이미지로 변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전국 지자체에서 각종 페스티벌로 사람들이 찾는 곳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제주에서 우리가 그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참 뿌듯했다.

◈ 페스티벌이 끝나고 해마다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어떤가?

제주환경운동연합에 해마다 기부를 한다. 사실 올해 이틀간 진행되면서 기부금도 많이 늘거라 생각했다. 근데 생각보다 금액이 적어 좀 아쉬웠다.

단순히 음악 축제만이 아닌 제주의 환경이라는 메시지가 페스티벌에 녹았으면 했는데 내년 기부금이 더 모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봐야겠다.

▲ 이다(異多) 김명수 대표(왼쪽)가 지난해 열린 제12회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공연에서 발생한 기부금을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스제주

◈ 상상유니브와 콜라보 행사도 있었다. 어떻게 진행된건가?

상상유니브와 콜라보는 3,4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젊은 대학생 친구들로 구성된 상상유니브와 일탈이라는 페스티벌 이미지가 맞아 진행된거다. 올해는 컬러러스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함덕리 주민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다. 사실 음악이란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고 아니면 소음인데 지금은 많이 바뀐 듯하다. 그리고 찾아주신 관람객, 모든 스탭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내년 페스티벌 계획은?

아직 생각 중이다. 좀 더 제주스럽게, 자연과 어우러진 페스티벌을 생각하고 있다. 최근 마을리장님과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여러 각도로 고민해 봐야 할 듯하다. 페스티벌 기간 백사장에 사람과 자연이 음악으로 하나가 될수 있는 페스티벌이 됐으면 한다.

◈ 후지락 페스티벌 기획자도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

한국, 제주에서 느낄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 너무 만족한다는 말을 들었다. 인간적인 페스티벌이란 말에 감동을 받았다.

일본에는 왜 이런 페스티벌이 없는지 하면서...사실 부담은 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간다면 더 좋은 음악축제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제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앞으로 문화가 지역을 이끌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주변에서도 함께 페스티벌을 즐기고 함께 만들어 갈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주만의 음악축제로 설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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