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임종 칼럼니스트ⓒ뉴스제주
이회창 씨가 두 번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유는 두 아들의 병역 미필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체질환이 있다고 해도 세상 사람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장관이나 고위 공직에 등용되려면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병역미필자들의 구구한 변명을 듣고 있노라면 구역질이 난다. 구 미필자들이 모여 앉아 우리나라의 국방 문제,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하는 회의 장면을 TV에서 보여줄 때 쓴 웃음이 나온다. 군에 가보지도 못한 자들이 무슨 낯짝으로 그 자리에 앉아 왈가왈부하는가 말이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군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은 병신취급을 방아 장가가려할 때 색시도 구하지 못했었다. 최근 북한에서도 김정일이 죽자, 군에 가보지도 않은 30세도 못된 애솔이 김정은 에게 대장 아니, 최고사령관이니 떠받들며 늙은 장성들이 그 앞에서 굽실거리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나온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내가 군에 지원할 때는 젊은 혈기가 넘쳐,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소리가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적의 총탄을 맞고 명예 제대하여 고향에 돌아와 보니, 군 기피자들이 오히려 큰 자랑거리인 양 활보하며 다니고 있었다.
어느 은행에서 한꺼번에 정년퇴직자 홍수가 터져서 후배들이 대거 승진을 했던 일이 있다. 젊었을 때, 군에 안 가려고 법원에다 호적을 고쳐 나이를 올려놓았는데, 정작 나이가 들면서 정년퇴임이 가까워지자 정년을 연장시킬 궁리를 짜낸 것이다. 법원에다 다시 호적정정 신청을 하여 당초의 나이로 낮추고, 이 호적초본을 근거로 은행 인사기록카드에 나이 정정 신청하여 정년연장을 보장받으려 하였다.
인사과 신출내기 행원이 이를 접수하여 상관의 결재도 없이 인사기록 카드를 정리하다 보니, 이런 사유로 나이가 정정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무려 30여 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궁금하여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내용이 한 입 두 입 건너다보니 노조에게까지 알려지고, 노조는 이것을 문제 삼아 일을 크게 벌이고 말았다. 문제가 불거지자 할 수 없이 은행당국은 인사기록 카드에 나이 정정한 사람 전부를 퇴직시키기로 결정하고 이 문제를 마무리 지었다.
정년퇴직ㅇ을 당하게 된 지점장들이 이의 신청하려 했으나, 병역 기피한 사실이 드러나 불명예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여 모두가 아무소리도 못하고 은행을 떠났다. 군소리 없이 군에 갔다 온 사람은 요령도 없고 미련한 사람이고, 더구나 지원해서 군에 갔다 온 사람은 오히려 멍청이 취급을 당하는 시대가 있었는데 청문회 덕택으로 기를 좀 퍼게 되나 보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종북 좌파 사람들이 우리에게 『같은 동포를 향해 총을 쏜 살인자』로 몰아갈까 되려 걱정하게 된 세월을 맞이하고 말았다.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